유가보조금 수억 원을 가로챈 화물차 기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주유소와 짜고 적게 기름을 넣거나 아예 주유하지 않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추성남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주유소 입구에 멈춰선 화물차에서 운전기사가 내리더니 사무실로 들어갑니다.
잠시 뒤 나타난 기사는 화물차를 몰고 어디론가 떠납니다.
하루에도 수차례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데, 기름은 넣지 않고 신용카드만 결제한 겁니다.
화물차 운전기사 400여 명은 주유하지 않거나 양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최근 2년간 4억 4천만 원의 유가보조금을 챙기다 적발돼 104명이 입건됐습니다.
주유소 업자도 23억 원 상당의 매출전표를 허위 발행해 20%는 자신이 챙기고, 나머지는 운전기사에게 현금화해줬습니다.
▶ 스탠딩 : 추성남 / 기자
- "문제가 된 주유소입니다. 경찰 단속 이후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입니다."
▶ 인터뷰 : 주유소 직원
- "(주유소 주인이 바뀌나요?) 그거는 제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직원이니까. (사장님은요?) 사장님 지금 안계십니다."
업계 관계자는 일감이 줄어들면 이런 불법이 성행한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물류업체 관계자
- "경기가 없을수록 주유소도 매출을 올리려면 화물차가 들어가야 하니까. (화물차 기사로서는) 일감도 없는데다가 이런 일이 많이 이뤄지지 않았나…."
지난해에만 화물차에 지급된 유가보조금은 1조 5천억 원.
하지만, 횡령을 막을만한 방법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 인터뷰 : 고혁수 /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2팀장
- "(유가보조금 횡령의) 원천적인 차단 방법은 실주유 거래 기록을 법률적으로 강제해서 전산자료화하는 게…."
경찰은 주유소 업자 권 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편취금액이 150만 원 미만인 운전기사 302명을 국토교통부에 통보했습니다.
MBN뉴스 추성남입니다.[sporchu@hanmail.net]
영상취재 : 이재기 기자
영상편집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