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한 교양 과목을 강의하는 젊은 강사가 국정원에 신고를 당했습니다.
알고보니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강의했는데, 내용이 이념적으로 편향됐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회기동의 한 사립대학교입니다.
이 대학에서 교양과목으로 자본론을 강의하던 임승수 씨가 지난 주 국정원에 신고당했습니다.
임 씨가 쓴 책과 강의 내용이 이념적으로 편향됐다는 이유였습니다.
▶ 인터뷰 : 임승수 / 경희대 강사
- "제가 국가정보원에 신고됐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어이가 없었죠. 어떻게 이런 걸 가지고 나 같은 사람을 신고할 수 있을까."
이 학교 1학년 학생으로 알려진 신고자는 임 씨를 이석기 의원에 빗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국정원에까지 신고한 것은 과도하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 김장현 / 경희대 학생
- "각자 나름의 사상이 있는 것이고 그런 사상들을 자기 제자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건데, 제자들 입장에서 알아서 걸러서 들어야 하는 거죠."
학생이 교수를 국정원에 신고하는 사태가 빚어진 건 최근 이석기 사건의 영향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이택광 / 경희대 교수
- "그것을 야기하고 지원하는 데 분명히 이런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것. 거기에는 어른들의 책임이 요구된다는 거죠."
과열된 이념 갈등이 수십년간 대학에서 이뤄진 과목의 강의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MBN뉴스 홍승욱입니다. [hongs@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