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 사태 때처럼 이번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도 '외부세력 논란'이 등장했습니다.
"주민 대신 전문 시위꾼이나 정치세력이 와서 갈등을 조장한다"는 주장인데, 또 다른 갈등을 낳고 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남 밀양 송전탑 96번 공사현장 부근.
움막 농성장 옆으로 깊게 파인 구덩이와 함께 올가미 밧줄, 휘발유가 걸려 있습니다.
천막 내부엔 생수통에 담긴 휘발유도 쌓여 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송전탑 반대 주민
- "싸우다 싸우다 안 되면, 죽으려고, 죽으려고, 그래서 구덩이를 할머니들이 다 팠습니다."
그런데 이 구덩이를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파 줬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른바 외부세력 논란입니다.
당장 통진당 측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소송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정호식 /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조직국장
- "어르신들이 땅을 파고 계시기에 인지상정의 마음으로 돕겠다는 생각에 자청해서 '아이고. 주십시오. 저희가 좀 파겠습니다'라고…."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주민을 부추기고, 선동한다는 주장과 그저 주민을 응원하고 지원할 뿐이란 주장 속에서 밀양 송전탑 현장은 또 한 번 들끓었습니다."
결국, 천주교 신부들까지 나서, 외부세력 논란을 정면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외부세력 때문에 사태가 더 꼬이고 있다"며 밀양에서 떠나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대형 국책사업 때마다 불거지는 외부세력 논란,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진은석·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