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와 영화관람을 위해 극장에 갔다가, 낯뜨거운 장면이나 폭력적인 장면을 함께 본 경험 있으실 겁니다.
영화를 보기 전 영화 예고편이나 광고에서 이런 장면을 쉽게 접하게 되는데,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조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만화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한 극장입니다.
너덧 살부터 초등학생까지 어린 아이들이 들뜬 표정으로 영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기 전, 화면 가득히 야한 자세의 남녀가 나옵니다.
묘한 눈빛을 주고받고 몸을 만지기까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은 영화의 예고편입니다.
한 광고에선 낯뜨거운 신음도 들립니다.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이들.
이 상태로 성형을 부추기는 광고에 돈을 빌려주는 대출 광고까지 꼬박 20분을 봐야 합니다.
심지어 어린이 대상의 영화 상영을 앞두고 유괴범을 소재로 한 영화 예고와 총격장면도 버젓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불만입니다.
▶ 인터뷰 : 유윤주 / 경기 용인시
- "난감하죠. 데리고 나가기에도 영화관이 너무 어두우니까…."
▶ 인터뷰 : 박정현 / 경기 용인시
- "대단히 문제가 심각하죠. 어린이 영화는 어린이에 맞춰서 나와야죠."
영화 예고편과 광고는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청소년관람불가'와 '전체관람가'의 두 개 등급으로 분류합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도 일부만 보여주는 예고편에선 전체 관람가로 바뀔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등급을 분류하는 뚜렷한 기준은 없습니다.
▶ 인터뷰 : 영상물등급위원회 관계자
- "일반적인 사람들, 표준의 사람들이 봤을 때 문제없는 수준, 이것을 찾는 거죠."
어린 아이들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 과연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joina@mbn.co.kr ]
영상취재 : 박세준·김 원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