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시설하우스를 지을 때 자치단체에서 지원해주는 보조금이 업자들 배만 불리고 있었습니다.
시설은 엉터리로 짓고 돈은 돈대로 받아 챙긴 건데, 부실시공된 시설은 지난해 태풍에 대부분 파손됐습니다.
강세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태풍 볼라벤 때 전북 익산에서만 시설하우스 20여 개 동이 쓰러지거나 파손됐습니다.
농민들은 자연재해로 알고 넘겼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초속 39m의 강풍에도 시설이 견딜 수 있도록 이 가로 파이프를 땅속 25cm 아래에 묻어야 하지만, 업자는 이를 무시하고 시공했습니다."
또 파이프 연결 부위가 느슨해지지 않도록 규격 제품을 사용해야 하지만, 철사로만 묶었습니다.
그리고 공사비를 부풀려 지자체로부터 16억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 인터뷰 : 선 원 / 전북 익산경찰서 수사과장
- "비닐하우스 1개 동을 시공하는데 1천600만 원이 소요되는데, 업자는 농가와 이면계약을 체결하고 저가의 제품이나 기초작업을 하지 않는 등 부실시공해 막대한 이득을 챙겼습니다."
한 해 200억 원에 달하는 사업을 허술하게 관리·감독한 지자체도 부실시공을 부추겼습니다.
▶ 인터뷰 : 박미자 / 피해 농민
- "하우스가 부실시공된 것을 알고 시정을 요구했는데, (지자체에서) 일단 준공부터 하자고 해서 넘어갔죠. 그런데 지금에 와서 지자체, 업자 모두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업자 46살 김 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다른 지역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