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속 보이는 호텔' 가구당 1천만 원 배상

【 앵커멘트 】
집 거실에서 맞은편에 있는 호텔 내부가 훤히 보인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사생활 침해 논란을 빚었던 부산 해운대의 '속 보이는 특급호텔'에 대해 법원이 사생활을 침해한다며 배상판결을 내렸습니다.
안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부산 해운대의 한 고층 아파트.

거실에 속옷 차림의 마네킹이 서 있습니다.

유리창에는 알 수 없는 현수막들이 붙었습니다.

아파트 건너편 호텔에서 보이도록 주민들이 붙인 경고문입니다.

외관이 통유리로 지어진 두 건물이 너무 가깝다 보니, 내부가 서로 훤히 들여다보여 주민들이 사생활 침해의 심각성을 알리고 나선 겁니다.

▶ 인터뷰 : 아파트 주민
- "좌변기가 있는 화장실입니다. 좌변기에 이렇게 사람이, 여기에서 수건으로 손 닦는 모습까지 하나하나 진짜 눈 앞에서 보는 것처럼 보입니다."

주민들은 호텔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 냈고, 법원은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소송을 낸 주민 5명에게 가구당 1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화해 권고했고, 시공사 측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재판부는 "분쟁 발생 후 호텔 유리에 시트지를 붙였지만, 사생활 침해 소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습니다.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통유리 건물, 하지만 곳곳에서 사생활 침해 등 법적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