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식물인간이 된 아들을 25년 동안 돌보던 아버지가 집에 불을 지른 뒤 아들과 함께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상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농촌 주택이 앙상한 뼈대만 남았습니다.
집 안에는 타다 남은 가재도구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충남 당진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난 건 어제(18일) 새벽 1시 37분쯤.
불은 1시간 20분 만에 꺼졌지만, 집 안에서는 55살 김 모 씨와 31살 둘째 아들이 숨진 뒤였습니다.
▶ 스탠딩 : 이상곤 / 기자
- "김 씨 부자는 식물인간 상태이던 둘째 아들이 누워 있던 방에서 나란히 발견됐습니다."
집 근처에 세워둔 김 씨의 차 안에서는 아들에게 미안하다는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둘째 아들은 6살 때 대형 화물차에 치여 뇌병변장애 1급 판정을 받았고, 25년 동안 김씨 부부가 아들을 돌봐왔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처지를 비관하며 힘들어했다는 유족들의 진술 등으로 미뤄 집에 불을 지른 뒤 아들과 함께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경찰관계자
- "다툼이 있었어요. 부부지간에…. 엄마는 (큰)아들 집으로 갔고…. 간 사이에 아버지가 술을 잡수고 휘발유통을 가지고 뿌리고서 방화한 걸로…."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과수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MBN뉴스 이상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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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