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해진 성추행 판결…상대방 '수치심' 중요

【 앵커멘트 】
어린 아이의 손등에 뽀뽀를 한 60대가 성추행으로 유죄를 선고한 판결이 화제가 됐었는데요.
곧 명절을 앞두고 있는데, 고향 찾으셨다가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과연 어디까지가 성추행일까요?
황재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0살 여자아이의 손등에 뽀뽀를 한 60대의 행위가 성추행으로 인정된 판결.

이를 두고 성추행 기준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분분합니다.

▶ 인터뷰 : 홍형기 / 서울 청파동
- "손 뽀뽀할 수도 있지 그걸 벌금 물린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지."

▶ 인터뷰 : 백다은 / 경기 성남 정자동
- "싫다고 했는데도 강요를 했으면 벌금을 내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최근엔 성추행의 유·무죄를 판단하는 기준에서 신체부위는 크게 상관이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4월 연예인 지망생의 팔뚝을 만진 한 연예기획사 직원이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관건은 피해자가 느끼는 성적 수치심입니다.

친분 역시 상관이 없습니다.

명절에 어린 조카가 귀엽다고 만지는 행위 역시 만일 아이가 성적 수치심 등을 느꼈다고 명확히 밝힌다면 성추행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과거엔 가해자가 성적욕구를 충족하려 했느냐가 기준이었다면 최근엔 피해자 중심으로 판단하다 보니 판결이 엄격해졌다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김영미 / 성폭력 전문 변호사
-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어떤 행동을 당했을 때 기분이 나쁘면 그것이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따라서 어린아이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기 전에 반드시 의사를 물어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 hwang2335@gmail.com ]

영상취재 : 이종호,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