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들 차례를 지내셨겠습니다만, 요즘엔 적지 않은 가정들이 간소하게 치르는데요.
하지만, 일가 친척 수십 명이 조상의 묘역에 모여 여전히 격식을 차려 차례를 지내는 가족들도 있습니다.
고려말 충신인 포은 정몽주 선생의 후손들도 그중 하나인데요.
박광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차례상에 올릴 떡 위에 형형색색의 고명으로 멋을 내고,
각종 나물을 옮겨 담는 손놀림이 정성스럽습니다.
고려말의 충신, 포은 정몽주 선생 묘역의 한가위 아침 풍경입니다.
대형 교자로 음식을 실어나르기를 수 차례,
의관을 갖춘 후손들이 차례상을 준비하는 손길에서는 조상에 대한 예가 절로 묻어납니다.
수십 명이 모여 조상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는 다 함께 음복을 하며 명절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 인터뷰 : 정문화 / 영일 정 씨 포은종약원 이사장
- "7백 년 가까이 지내오다 보니 많은 것이 바뀌잖아요. 의식도 바뀌고 옷도 바뀌고…. 그 속에서라도 조금이라도 옛날에 정해놓은 제례의식을 찾고자 노력을 하고 있고…."
후손들 수십 명이 모여 일 년에 공식적으로 치르는 행사만 일곱 차례,
하지만, 종갓집 안주인으로 수십 년을 살아온 김순옥 할머니는 오히려 겸손한 모습입니다.
▶ 인터뷰 : 김순옥 / 영일 정 씨 포은공파 23대 종부
- "할아버지(정몽주)께서 나라에 충성했고 부모에 효도했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이어나가야겠다는 마음으로 한 거예요. 제가 솔직히 크게 종부의 자격은 없는 것 같아요."
수백 년 된 고택보다 더욱 한결 같은 건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후손들의 마음이었습니다.
MBN뉴스 박광렬입니다.
영상취재 : 김영호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