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을 팔 때 붕괴를 막는 핵심부품을 제대로 시공하지 않은 건설업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2010년 이후 만들어진 터널 3곳 중 2곳이 이렇게 부실시공됐다고 하는데, 하마터면 터널이 무너지는 아찔한 사고를 당할 뻔했습니다.
안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터널공사의 핵심자재 락볼트.
3~5m 길이로 터널을 뚫을 때 수직으로 꽂아 바위가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막는 데 사용하는 쇠로 된 대형 나사입니다.
터널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하는 만큼 설계보다 적게 시공되면 하중을 이기지 못해 자칫 붕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10년 이후 착공한 전국의 터널 121곳 가운데 64%인 78곳은 이렇게 중요한 부품을 턱없이 적게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주문진-속초 구간에서는 1만 8천여 개의 락볼트가 필요했지만 6천 개도 채 사용되지 않았고,
영동-옥천 구간에서는 설계 수량 6만 3천 개의 3분의 1이 넘는 2만 8천 개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설계대로 시공한 것으로 속여 공사비는 그대로 청구한 겁니다.
이렇게 빼돌린 공사비는 187억 원에 달합니다.
시공부위를 시멘트로 덮기 때문에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 역시 그저 서류상으로만 시공된 수량이나 품질을 확인했습니다.
▶ 인터뷰 : 문홍성 /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 "기성금(공사비) 과다 청구가 터널 공사 업계의 관행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공사비를 빼돌린 12개 건설사 직원 16명을 재판에 넘기고 도로공사에 해당 터널에 대한 정밀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적발된 기업에는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동부건설 등 대기업도 포함됐습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