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이 버스를 이용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류장과 버스 노선도에 영문 표기가 제대로 안 돼 있고, 안내방송도 잘 들리질 않는다고 합니다.
박준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곳 가운데 하나인 서울 명동입니다.
이곳에 오기 위해 많은 외국인들은 버스 보단 지하철을 이용합니다.
▶ 인터뷰 : 코무로 미와코 / 일본인 관광객
- "역시 버스는 잘 안 타게 돼요. 좀 더 쉽게 타는 곳이나 방법을 알려주는 사이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 스탠딩 : 박준우 / 기자
- "명동 지하철역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입니다. 지하철역과는 역 이름도 다른데다 영문 표기도 없어 외국인이라면 자칫 헷갈릴 우려가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정류장인데도 버스 노선마다 표기된 정류장 명칭이 제각각입니다.
한글을 읽지 못하는 외국인들로선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시바 나오코 / 일본인 관광객
- "한글을 못 읽어서 노선도에 뭐라고 써 있는지 모르겠어요. 행선지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어요."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지 석 달이 넘은 미국인 브리 씨도 버스 이용이 두렵긴 매한가지.
혹시나 해서 정류소 이름까지 사진을 찍어두고 탔지만 시작부터 난관입니다.
노선도를 떠듬떠듬 읽어보지만 영문 표기가 없다보니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영어 안내 방송에도 귀기울여 보지만, 잘못된 정류장에 내리길 여러 차례.
서울 신촌에서 이태원까지 30~4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 반 넘게 걸려 도착했습니다.
▶ 인터뷰 : 브리 다우 / 미국인 교환학생
- "한글을 읽을 수는 있지만 매우 많다 보니 암호 같았어요. 제가 어디쯤 왔는지 알 수 없어서 주춤하게 되더라고요."
법령에도 영어 안내방송에 대한 지침은 있지만 노선도 영문 표기 관련 내용은 없습니다.
서울시는 취재에 나서자,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영문 표기 노선도를 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영문 버스 노선도는) 이용객 편의를 위해서 버스운송사업조합과 협의를 해서 붙이자 해서 저희가 자발적으로 붙인 거죠. 안 붙어 있는 건 정비가 부족한 겁니다. 저희가 정비를 하겠습니다."
한 해 외국인 관광객 1030만 명 시대, 교통약자인 외국인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때입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배완호, 김 원,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