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남고 피해자 떠나고"…이상한 학교폭력 사후처리

【 앵커멘트 】
분당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전학을 거부당한 사연, 전해드렸는데요.
피해자는 학교도 못가고 있는데, 가해자는 강제전학이 취소되는 관대한 처분을 받았다고 합니다.
어찌된 사연인지, 윤범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5월 말 박 모 양은 경기도 분당의 한 공원에서 집단 폭행을 당합니다.

해당 학교는 먼저 이 사건의 가해자를 처벌 차원에서 강제 전학시키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조치를 기각했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피해자 학부모
- "(가해자) 부모가 교육청 청소년 과에 (전학) 못 가겠다. 재심을 하는 과정에서 교육청에서 기각을 한 거죠."

그러자 이번엔 피해자가 인근 학교로 전학가겠다고 했지만, 새 학교에서 전학을 거부 당한 겁니다.

새 학교에도 폭행의 가해자 중 한명이 있어 피해자를 받아줄 수 없다는 것.

피해자 측은 그 학생에 대한 고소까지 취하하며 화해할 뜻을 밝혔지만, 학교 측은 화해한 사실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 인터뷰(☎) : 분당 늘푸른고 교감 (지난 9일)
- "(고소취하하겠다고 서류까지 만들어서 보여주시던데?) 저희들이 확인한 바로는 어쨌든 합의한 적이 없고요. 화해한 적 없어요."

하지만 취재 결과 학교 측은 화해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분당 늘푸른고 교사 (11월 27일)
- "지금 (고소 취하한다는) 합의문을 가지고 오셨지만 제가 그걸 받아도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

학교폭력의 가해자에겐 관대하고 피해자에겐 엄격한 사후처리 때문에 피해 학생의 상처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