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을 덮으려다 구속된 여 모 상무가 "국토부는 다 대한항공 사람"이라며 비행기에서 쫓겨난 사무장을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해 증거인멸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한항공 여 모 상무는 조현아 전 부사장을 지키려고 온몸을 던지다 구속됐습니다.
▶ 인터뷰 : 여 모 씨 / 대한항공 상무 (작년 12월 30일)
- "(따로 지시받으신 건 없으신가요?) 없습니다. (어떤 언급도 없으셨나요?) 네."
이런 호위무사 같은 모습은 검찰 공소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비행기에서 쫓겨난 박창진 사무장에게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거짓진술을 하라고 강요한 겁니다.
여 상무는 "정부기관이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버티는 박 사무장에게 "국토부가 무슨 정부기관이냐. 다 우리 대한항공에 있다간 사람들"이라고 압박했습니다.
실제 대한항공 출신 국토부 김 모 조사관은 여 상무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문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 상무는 또 박 사무장에게 거짓 경위서를 요구했습니다.
박 사무장이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라고만 쓰자 "윗사람이 좋아하겠느냐"면서 "이번 일에 책임을 통감하며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문구를 넣게 한 겁니다.
나아가 아예 박 사무장이 쓴 것처럼 직접 경위서를 작성해 국토부에 제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 상무는 "회사를 오래 다녀야 하지 않느냐"며 박 사무장을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땅콩회항 파문을 겪은 대한항공의 국내선 여객이 지난달 7개 국내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편집 : 강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