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아동 학대 신고를 한 학부모들을 상대로 원장이 맞고소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아이가 학대를 당한 것도 억울한데 6개월 가까이 법적 공방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상곤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네 살 된 남자 아이가 음식을 식판에 뱉더니 뚜껑으로 가립니다.
잠시 뒤 교사에게 들킨 아이.
겁을 먹고 숟가락을 들지만 교사는 아이가 뱉은 음식물까지 다시 먹입니다.
이 교사는 일부 아이들을 의자에 앉혀둔 채 아이의 베개를 뺏어 낮잠을 자기도 합니다.
깨울 때는 팔만 당겨 일으켜 세웁니다.
잘못한 아이에게는 간식도 주지 않고 3시간가량 내버려두기도 합니다.
▶ 인터뷰 : 피해 아동 어머니
- "의자에 계속 앉혀 놓고, 아이가 좀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면 무조건 가방 메고 사각지대로 끌고 가는 게 일인 거예요."
학부모들은 지난해 8월 해당 교사와 어린이집 원장을 아동 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그러자 원장은 학부모들로부터 어린이집이 오히려 피해를 입었다며, 사과 대신 학부모들을 고소했습니다.
명예가 훼손됐다는 겁니다.
학부모들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여전히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아동 어머니
-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들어와 있는 상태에 있고요. 하나의 법을 가지고 다르게 처벌받는다는 건 너무 억울한 것 같아요."
원장을 만나기 위해 어린이집을 찾았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어린이 아동 학대도 모자라 법적 공방까지.
아동 학대 피해자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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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