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기에 부적합한 사람을 걸러내려고 운전면허를 갱신할 때 적성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 시험 과정을 보니 채 1분도 걸리지 않는 시력검사가 사실상 전부여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성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에 있는 한 운전면허시험장.
면허를 갱신하려고 적성검사를 받아 봤습니다.
- 눈 가리세요. 그림 무슨 그림이예요?
1종 운전자는 공단 직원에게 시력검사만 받으면 끝입니다.
- (청력검사는 안 해요?) 대형만 해요. (병원에서 정식으로 하는 건 아니고요?) 예. (공단 직원 분들이세요?) 네.
▶ 스탠딩 : 이성식 / 기자 [ mods@mbn.co.kr ]
- "적성 검사장에 들어가서 서류를 제출한 뒤에 검사를 다 받고 나오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다 합쳐도 채 1분이 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매년 신체검사에서 몇 명이나 면허가 취소되는지 통계도 없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취소 사유가 신체적인 것, 정신(적 문제) 등이 있는데 분리해서 관리를 안 합니다. 알아보려면 도로교통공단에…."
운전면허 적성검사를 주관하는 도로교통공단도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도로교통공단 관계자
- "정보공개청구하신 분인가요? 취소자 같은 경우에는 따로 전산으로 등록하는 건 없거든요."
지난 20년 동안 65세 이상 운전자가 차를 몰다 낸 교통사고는 16배 이상 급증한 상황.
운전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이른바 실버 드라이버가 크게 늘면서 그만큼 적성검사의 중요성도 높아졌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강경우 / 한양대학교 교통·물류공학과 교수
- "MB 정부 때 간소화를 위해 수박 겉핥기식으로…. 본인이 위험한 게 아니라 더 심각한 건 타인에게 피해를 주잖아요. 대형 사고로 이어지고…."
일본은 75살 이상 노인들의 치매 가능성을 우려해 의무적으로 의사 진단을 받도록 했습니다.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형식적인 적성검사.
운전 부적격자를 걸러내도록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성식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