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직원들이 툭하면 다치고 화상 입는 작업 환경을 바꿔달라고 수십 차례 건의했지만, 돌아오는 말은 항상 똑같았습니다.
예산이 없다, 참고 견디라는 거였습니다.
이어서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5년 동안 동부제철 전기로 작업장에서 일했던 최 모 씨.
열악한 작업환경 탓에 자신을 포함해 20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크고 작은 화상을 입었습니다.
▶인터뷰 : 최 모 씨 / 동부제철 작업장 전 근로자
- "장비도 한 대가 화재로 전소했거든요. 작업하다가 그 안에서 장비가 넘어지는 경우도 있고. 최악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폭발이 뭐 하루에 두세 번씩 항상 나죠."
원래 1,000℃ 가까운 쇳물 찌꺼기를 걷어내기 위해 필요한 건 길이 10m가 넘는 특수 중장비.
특수 중장비가 들어가려면 작업장이 직선형 구조여야 하지만 동부제철 작업장은 'ㄱ'자로 꺾인 구조였습니다.
작업장이 애초 잘못된 구조다 보니 특수중장비 대신 작업에 적합하지 않은 일반 중장비가 무리하게 투입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 스탠딩 : 박준우 / 기자
- "제 왼쪽이 일반 작업용 포클레인이고 오른쪽이 전기로 안에서 사용된 포클레인입니다. 보시다시피 작업장 안에서 나온 불순물 찌꺼기들이 이렇게 포클레인 전체를 다 뒤덮고 있기 때문에 본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
재하청업체가 수차례 작업장 구조 변경을 요구했지만, 비용 문제로 번번이 거절당했습니다.
급기야 수익 상의 이유로 최근 공장까지 폐쇄되면서 재하청업체는 부도 위기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10억 원이 넘는 손해배상금은 아직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동부제철 관계자
- "재하청업체가 하청업체와 계약을 한 것이기 때문에 재하청업체와는 그 내용에 대해서 저희와 논의를 한 게 없다고 합니다."
근로자의 안전보다는 돈만 좇는 대기업의 이기주의 앞에 재하청업체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