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선거의 문제는 단지 돈을 주고받는 것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선거인 명부도 엉망이었습니다.
윤범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북 의성군에서 한우농가를 운영 중인 김현권 씨.
다가올 축협 선거를 앞두고 조합원 명부를 확인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전체 유권자 1,900여 명 중 실제로 축산을 하지 않는 무자격자가 40%에 육박한 것.
유권자 중에는 심지어 사망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 인터뷰 : 김현권 / 한우협회 의성군 지부장
- "적게 잡으면 40%, 많이 잡으면 50%에 가까운 숫자가 무자격조합원으로 추정될 수 있는 숫자가 나온 거죠."
조사결과가 맞는지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농장을 하고 계신지 확인하려고 전화드렸습니다.) 아. 농장은 안하고 있는데요."
명부에 나온 주소로 찾아가봤습니다.
아예 축산을 접고 식당을 하거나, 축사가 있어도 소를 키우지 않는 집도 있었습니다.
"마늘 농사 좀 짓고…. (축산은 안하세요?) 소는 해봐야 돈 안되데요."
조합을 유지하려고 인원을 늘린데다,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명단을 끼워넣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한 겁니다.
▶ 인터뷰 : 최양부 / 농협바로세우기연대 상임대표
- "농업하는 인구가 줄어들면서 조합들이 자기 존립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 조합원이 필요해졌거든요. 조합원 수를 늘리는 작업들을 하는 과정에서…."
사태가 이런데도 선거 관리를 맡은 선관위는 팔짱만 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선관위 관계자
- "저희 선관위에서 선거인명부와 관련해서 관여할 게 없어요. 조합에서 선거인명부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지는 조합장 선거가 부실과 비리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
영상취재 : 이재기 기자,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