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의 보이스피싱 조직들은 무작위로 전화해 계좌 이체를 유도하는 수법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단속망을 조여오자 이를 피하기 위한 다양한 보이스 피싱 수법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길기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지하철역.
한 중년 남성이 지하철 물품 보관함에 다가서더니 가방을 집어넣고 어디론가 전화를 겁니다.
잠시 뒤, 젊은 남성이 보관함을 열고 안에 들어 있던 내용물을 들고 자리를 뜹니다.
이번엔 경기도 김포의 한 아파트 단지.
정장 차림의 한 손에 서류 가방을 든 20대 남성이 성큼성큼 걸음을 옮깁니다.
얼마 뒤, 용무를 마친 듯 아파트 단지 바깥으로 사라집니다.
평범한 듯 보이는 이런 모습들은 최근 유행하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들.
지하철 물품보관함을 국가가 안전하게 돈을 보관하는 장소라고 속이거나
자신들이 금융감독원 직원이라며 피해자 집으로 찾아가 직접 돈을 받고 빠져나간 겁니다.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대포통장으로 돈을 보내도록 유도하던 수법이 단속이 강화되면서 대폭 바뀐 겁니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해 2월부터 8개월간 특별단속을 통해 대포통장 2만여 개를 압수했습니다.
이는 한 해 유통되는 대포통장 수의 절반입니다.
대포통장 구하기가 여의치 않자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이른바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겁니다.
▶ 인터뷰 : 이윤호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디지털 방식의 피싱이 굉장히 위험해지고, 단속이 심해지니까. 일종의 아날로그식 방법으로 범행수법이나 양상이 역진화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뛰는 경찰 단속 위에 나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길기범입니다. [road@mbn.co.kr ]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