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거취 질문에 '버럭'…"기자들 이러지좀 마라" 불쾌감 드러내
↑ 홍준표/사진=MBN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윤모씨를 통해 1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1일 거취 표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출근길에서 한 기자가 거취 표명에 대한 질문을 하자 해당 기자의 소속을 되물으며 "거취는 참 얘기하는 게 불쾌하다"라며 불만 섞인 목소리로 심경을 밝혔습니다.
홍 지사는 "그것(이완구 총리의 사퇴설)은 임명직의 문제지, 선출직의 문제는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거취 표명 운운 얘기하는 것은 불쾌한 얘기다"라며 "관례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국회의원이 그럼 기소가 돼 거취 표명하는 일이 있느냐"면서 "선출직들이 선거법 위반에 연루돼 재판이 확정 때까지 거취 표명을 하는 사람이 있느냐. 그렇지 않다"고 중도 사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홍 지사는 "지금 내가 성완종 리스트란 올무에 얽혀 있다. (내가) 왜 이런 올무에 얽히게 됐는지 그것을 다시 한번 검토해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20년 전에 처음 정치할 때 선거법 위반이란 올무를 한번 뒤집어쓴 적 있다"며 "정치판에는 곳곳에 올무가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고 기억했습니다.
홍 지사는 "성완종 회장이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같이 있었던 분이라는 진경스님의 한 언론 인터뷰 내용을 보니까 거기에는 내 이름을 말한 일이 없다고 한다"며 "메모지 8명 중에 내 이름이 왜 포함됐는지 이유를 찾아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경향신문 녹취록에 (성 전 회장이) 한나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홍준표 한데 돈을 주었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한나라당을 사랑한 이유하고 홍준표에게 돈을 준 이유하고 연결되는지…(성 전 회장이) 납득하기 어려운 말씀들을 남기고 돌아가셨기 때문에 내가 왜 올무에 얽혔는지 이유를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의 소환 통보일 예정을 묻는 말에 그는 "수사를 어떻게 하든 간에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오면 절차에 따를 수밖에 없게 돼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검찰에 가서 할 얘기를 언론에 이게 맞다 저게 맞다 그런 식으로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홍 지사는 "국민적 의혹 눈초리가 있는데, 내가 이 시점에서 무슨 얘기해 본들 믿겠느냐고 앞서 얘기한 적 있다"며 "(기자들이) 매일 아침에 나와 본들 나는 더 이상 사실 관계에 대해 얘기할 것이 없다. 나중에 어떤 사실이 밝혀질지는 단정을 못한다. 사실 관계는 검찰에서 밝힐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근 매일 오전 출근길 언론 취재에 대해 그는 "아침마다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성완종 전 회장의 다이어리에 홍준표 경남지사와 지난 2012년 9월의 조찬 일정이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홍 지사는 "그런 적이 없다" 고 강하게 부인하며 오히려 검찰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지난 2012년 9월 19일 오전 8시 홍준표 롯데 H 일식당.
성완종 전 회장의 다이어리에 적힌, 두 사람의 조찬 약속을 표시해 둔 내용입니다.
이날은 홍 지사가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후보로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한 날.
다이어리가 사실이라면, 지난 2011년 성 전 회장을 본 적이 없다는 주장이 거짓이 되는 셈입니다.
홍 지사는 "성완종 씨를 아침 조찬에 만난 일이 없다. 그리고 나는 정치 활동할 때 대통령과 조찬 외에는 조찬을 잡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트위터 계정 삭제 등 일각
홍 지사는 갈수록 불어나는 의혹을 겨냥한 듯 검찰 수사를 촉구하며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홍 지사는 "허위 보도가 난무하고 이러니까 좀 수사가 빨리 진행이 돼서 결론이 빨리 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돈 전달책인 윤 모 씨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홍 지사를 소환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