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기상진흥원, 성능미달 장비 '적합'으로 서류 작성"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이 순간 돌풍을 감지하는 기상장비인 라이다의 성능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적합한 것처럼 서류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공공 안전·신뢰 저해행위 등에 대한 비리 점검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한국기상산업진흥원 팀장 A씨 등 2명은 지난 2013년 4월 적외선으로 순간 돌풍을 감지해 공항 관제시설에 경고하는 기상 장비인 라이다의 검사·검수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은 이 장비에 대한 구매를 대행해 항공기상청에 제공할 계획이었습니다.

A씨 등은 라이다 시스템 등 5개 항목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항공기상청 역시 현재 라이다 성능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은 라이다 납품 업체인 케이웨더가 신속한 검수·검사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모든 성능이 적합하다고 검사·검수 조서를 작성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습니다.

이후 라이다는 김포공항과 제주공항 등지에 설치됐지만, 정식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항공기상청은 라이다 장비의 성능이 규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만큼 장비를 인수할 수도, 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감사원은 한국기상산업진흥원장에게 이들 직원에 대해 정직 처분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기상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일부 직원이 성능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기상장비에 대해 '적합'이라고 관련 서류를 작성한 사실이지만, 해당 장비를 구매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법은 케이웨더가 기상산업진흥원을 상대로 낸 라이다 사업 물품대금 추가비용 지급 청구 소송에서 기상산업진흥원이 케이웨더에 계약원금대금 11억 3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기상청은 이에 항소한 상태입니다.

감사원은 또 대한체육회의 관리직 연봉에 대한 감사를 통해 대한체육회가 지난 2013년 5월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선수촌장에게 부당하게 성과연봉을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대한체육회는 특히 전년도 업무 실적이 없는 이들에게 성과 연봉을 지급하기 위해 '관리직 성과연봉 운영 지침'을 별도로 제정하기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