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헌혈을 꺼리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최근 헌혈 계획을 취소한 인원이 2만5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대한적십자사(한적)의 혈액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14일 한적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다음달 15일 사이 헌혈을 하려다 취소한 단체는 모두 230곳이며 취소 인원은 2만5천310명에 달합니다.
헌혈 취소 단체는 고등학교 122곳, 대학교 7곳, 군부대 40곳, 일반단체 61곳 등입니다.
헌혈 실적도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메르스 공포'가 한창이던 지난 금요일(12일) 하루 동안 헌혈한 사람은 모두 8천587명으로, 1년 전 금요일(13일)의 9천862명보다 12.9%(1천275명) 감소했습니다.
혈액 성분별로 보면 혈장 헌혈 인구가 2천917명에서 2천34명으로 30.3%(883명) 감소했고 전혈 헌혈 인구도 6천428명에서 5천936명으로 7.7%(492명)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한적의 보유 혈액량도 줄어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한팩당 400㎖ 용량인 적혈구제제는 하루에 5천250팩이 소요되는데, 13일 기준으로 6.1일분(3만2천45팩)을 보유한 상태입니다.
적혈구제제 보유량은 이달 3일까지만 해도 7.1일분가량이었으나 열흘 만에 하루분이 줄어든 것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아직 적정보유량인 5일분보다 많지만, 혈액형별로 보면 0형(4.1일분)과 A형(5.4일분) 혈액은 이미 적정보유량을 밑돌고 있습니다. B형과 AB형은 각각 9.1일분과 6.5일분을 보유 중입니다.
하루 소요량이 3천492팩인 농축혈소판의 경우 모든 혈액형을 합쳐도 13일 기준 보유량이 2.0일분(7천120팩)으로 적정보유량 2일분을 겨우 맞추고 있는 상황입니다.
A형(1.8일분)과 AB형(2.0일분) 농축혈소판 보유량이 적고, O형(2.3일분)과 B형(2.2일분)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여전히 적정보유량보다 크게 많은
한적 관계자는 "메르스 발생 이후 단체헌혈이 계속 취소되고 있어 향후 전망이 어둡다"면서 "혈액 보유량이 더 떨어지면 위기대응 메뉴얼에 따라 대처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적은 오는 14일 세계 헌혈자의 날을 맞아 12∼1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하려던 '헌혈 페스티벌' 등의 행사를 메르스 상황 때문에 전면 취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