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피난민들의 정착촌이었던 인천 괭이부리마을, 들어보셨습니까?
관할 구청이 이 곳에 열악한 주민의 생활환경을 경험하는 체험관을 만든다고 해 논란입니다.
글쎄요, 가난한 삶을 돈을 내고 구경하는 것,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노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널빤지와 플라스틱으로 얼기설기 만든 건물의 외벽.
좁은 골목은 어른 한 명이 지나기도 힘겹습니다.
언제 지어졌는지 모를 집은 위태롭기만 합니다.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의 안식처였던 인천 괭이부리마을입니다.
소설의 무대이기도 했던 인천의 대표적인 쪽방촌.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그런데 이 곳 괭이부리마을이 요새 시끄럽습니다. 관할구청이 이 곳 주민들의 어렵고 힘든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을 만들겠다고 나서면서부터입니다."
구청은 허름한 집들 한 복판에 자리한 빈집에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1960년대 생활상을 재연해 유료 체험관으로 만든다는 계획.
하지만 주민들은 가난한 삶을 구경거리로 만드는 거냐며 비난합니다.
▶ 인터뷰 : 임종연 / 괭이부리마을 주민
- "가난한 마을과 주민의 삶이 존중받아야 함에도 그런 삶 자체가 상품화되고 구경거리가 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이고…."
해당 구청은 사업취지가 다소 와전됐다고 해명합니다.
▶ 인터뷰 : 이흥수 / 인천 동구청장
- "이야기가 있는 곳이니까 외지에서 사람들이 많이 와요. 그래서 관광객들도 한 번씩 저렴하게 임대를 해주는 차원에서 접근한 거예요."
주민 반발로 체험관 관련 조례안은 일단 구의회에서 부결된 상태.
하지만 구청은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가난을 상품화한다'는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naver.com]
영상취재 : 민병조 기자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