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서장급 이상의 경찰 고위간부들 가운데 군대에 아들을 보낸 사람은 모두 102명입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절반이 아들을 의무경찰로 보냈고, 근무지도 수도권이 많았습니다.
왠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아 보입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의경은 대규모 도심 집회를 막아야 하고, 부대 내 구타사고까지 자주 발생해 입대 지원자들의 기피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다릅니다.
시국집회가 줄어들고, 복무 여건이 좋아지면서 올 상반기 입대 경쟁률이 13대 1에 이를 만큼 최고 선호 병과가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언론이 경찰서장급인 총경 이상의 경찰 고위 간부 가운데 군에 아들을 보낸 102명을 분석해 보니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아들을 의경에 보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전체 현역입영 대상자 26만 명 가운데 의경 복무 비율은 5% 남짓.
고위 경찰을 아버지로 둔 아들은 보통 사람보 평균 9배 많이 의경이 된 셈입니다.
의경 자녀들은 부대 배치에서도 이른바 '꽃보직'을 차지했습니다.
서울에 배치된 의경 자녀 19명 가운데 10명이 정부서울청사 경비대, 청와대를 지키는 202경비단처럼 시위 진압에 동원되지 않는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경찰청은 "의경시험 면접관 가운데에는 일반인이 포함되고 질문 또한 무작위로 선정된다"며 "논란이 된 이른바 '꽃보직'도 추첨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