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중 항의하자 멈추고 사과…성폭행 무죄

【 앵커멘트 】
한 남성이 여성 두 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은 무죄로 보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성관계 도중 여성이 거부 의사를 밝히자 즉시 행동을 멈췄다며 무죄로 판단한 겁니다.
김근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2년 12월 경기도 수원의 한 술집.

군대에서 외박을 나온 최 모 씨는 이곳에서 친구 이 모 씨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성폭행하고,

이듬해 1월 전 여자친구인 박 모 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은 성폭행 혐의 모두를 인정했지만 2심 판단은 달랐습니다.

2심은 이 씨가 성관계 뒤 최 씨를 끌어안고 이야기를 나눈 점 등 성폭행으로 보기 어렵다며 박 씨에 대한 혐의만 인정했습니다.

1심에선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지만, 징역 1년 6개월로 감형한 겁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박 씨에 대해서도 성폭행으로 볼 수 없다고 봤습니다.

성관계 도중 박 씨가 이건 성폭행이라고 이야기하자 곧바로 최 씨가 행동을 멈추고 사과했기 때문입니다.

강간이란 말에 즉시 행동을 멈춘 것으로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를 오해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 인터뷰 : 천정아 / 한국여성변호사회 상임이사
- "반항의사가 적극적이지 않았다, 피고인 입장에서 소극적인 동의가 있었다고 오인할 법하다고 판단한 건데 성인식 감수성에 아쉬움이…."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