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둔 지난달 25일, 한 60대 남성이 밀린 공사대금을 못 받았다며 자살 소동을 벌였습니다.
출동한 경찰관이 선뜻 자신의 통장에서 돈을 입금해주고 소동은 끝이 났지만, 경찰관의 따뜻한 마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길기범 기자입니다.
【 기자 】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5일 밤, 근무 중이던 손창환 경장은 다급한 신고를 받았습니다.
63살 김 모 씨가 서울 중곡동의 한 건물 옥상에서 자살 소동을 벌인다는 겁니다.
출동해보니 김 씨는 옥상 난간에 위태롭게 서 있던 상황.
▶ 인터뷰 : 손창환 경장 / 서울 광진경찰서 중곡4파출소
- "그분이 많이 흥분하셔서 난간 끝 모서리부분에 서 계셨습니다. 술까지 드신 마당에 너무 좁은데 있으니…."
알고 보니 김 씨는 배관공사비 250만 원을 받지 못해 극단적인 생각을 한 겁니다.
손 경장은 그 자리에서 채무자를 불러 돈을 준다는 약속까지 받아냈지만, 김 씨는 당장 돈을 달라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결국, 손 경장은 자신의 돈을 직접 이체해줬고, 김 씨는 그제야 소동을 멈추고 내려왔습니다.
▶ 인터뷰 : 손창환 경장 / 서울 광진경찰서 중곡4파출소
- "잔액이 2백만 원 정도 있었습니다. 마이너스통장을 뚫어놓은 게 있어가지고…. (돈을) 보내고 나니까 잔금이 -50만 원이 된 거죠. 돈을 못 받게 된다고 해도 이분이 먼저 내려오게 하는 게 제일 먼저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한 경찰관의 따뜻한 마음과 사명감이 한 가정의 따뜻한 추석을 지켜주었습니다.
MBN뉴스 길기범입니다.[road@mbn.co.kr ]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