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의 노량진역을 연결하던 건널목이었던 노량진 육교가 35년 만에 철거됩니다.
노량진의 터줏대감이 사라진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육교를 찾아 추억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길기범 기자가 노량진 육교를 다녀왔습니다.
【 기자 】
누군가에게는 야경을 바라보는 명소.
▶ 인터뷰 : 박도영 / 재수생
- "학원 끝나고 지하철 타고 오거나 갈 때 밤에 옆을 보면 야경이 진짜 좋았는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30년간 지켜온 생업 현장입니다.
▶ 인터뷰 : 박경채 / 노점상인
- "(장사를) 30여 년 했죠. 당장 없어지면 먹고살아야 될 일도 걱정이 되고…."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노량진 육교가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집니다.
지난 1980년에 완공된 뒤로 시간당 2천8백여 명이 건너는 든든한 건널목이었지만,
안전검사에서 C등급을 받았고, 장애인 등 보행 약자들 이용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철거하기로 결정된 겁니다.
▶ 스탠딩 : 길기범 / 기자
- "35년 동안 노량진역과 고시촌을 이어주던 터줏대감이 사라진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너도나도 육교를 찾았습니다."
"뛰어 다녀서 미안했다", "꿈을 이뤄줘서 고맙다" 등 많은 사람들이 아쉬움을 글로 남겼습니다.
▶ 인터뷰 : 유영미 / 서울 성현동
- "친구들하고 만나기로 약속할 때도 여기서 만나기로 하고 했는데, 앞으로는 랜드마크 이런 게 없어지니까…."
오는 17일부터 철거 작업이 시작되는 노량진 육교.
횡단보도와 지하도가 육교 역할을 대체할 예정이지만, 35년간의 육교에 대한 추억은 계속 기억될 것 같습니다.
MBN뉴스 길기범입니다.[road@mbn.co.kr ]
영상취재 :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