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떼먹고 말 바꾸고…두 번 우는 비정규직

【 앵커멘트 】
비정규직에 대한 갖가지 차별, 언제쯤 사라질까요?
임금체불은 물론, 이런저런 말 바꾸기에 비정규직의 한 숨이 그칠 줄 모릅니다.
노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건설현장에서 비정규직 굴착기 기사로 일했던 59살 김 모 씨.

고용주는 이런저런 이유로 임금지급을 미뤘고, 참다못한 김 씨가 "월 190만 원씩 6개월치 밀린 임금을 달라"고 하자 고용주는 "원래부터 140만 원짜리 일이다. 그 이상은 못 준다"고 버텼습니다.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월급이 얼마인지도 정하지 않고 근로계약서도 없이 일을 시작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아파트 경비로 일한 60대 정 모 씨도 사정이 딱하긴 마찬가지.

정 씨의 일은 저녁 2시간과 오전 3시간, 중간의 8시간은 집에서 자는 시간이었지만 일을 시작하니 용역업체의 말이 바뀌었습니다.

용역업체는 "경비실 전화를 휴대전화로 연결해놓고 가라"고 했고, 정 씨는 2년 가까이 밤새 주민들 민원에 시달리고도 임금은 하루 5시간 치 밖에 받지 못했습니다.

최근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가 낸 사례집에는 이 같은 피해사례가 700건이 넘었습니다.

▶ 인터뷰(☎) : 김세영 / 노무사
- "원천적으로 (간접고용 형태의) 하도급 제도, 용역 제도가 만연하고 있는 걸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나 생각을…."

단순히 인건비를 아끼려는 수단으로 전락한 비정규직 관행에 대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naver.com]
영상취재 : 민병조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