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 '세상이 어지럽고 무도하다'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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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사진=연합뉴스 |
교수신문이 교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혼용무도’(昏庸無道)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습니다.
혼용무도란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무도(無道)하다'는 의미입니다.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이르는 '혼용'과,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 속 '무도'를 합친 표현입니다.
'혼용무도'를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교수(철학)는 "연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온 나라의 민심이 흉흉했지만 정부는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능함을 보여줬다"면서 "중반에는 청와대가 여당 원내대표에 대해 사퇴 압력을 넣어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이 크게 훼손됐고, 후반기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 낭비가 초래됐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혼용무도'에 이어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르다는 뜻'의 '사시이비'(似是而非)가 14.6%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석길암 금강대 교수(불교학)는 "최근 정부정책을 보면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거나 공정하고 객관적이라고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근거를 왜곡하거나 없는 사실조차 날조해 정당성을 홍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사시이비'를 추천했습니다.
나머지 후보 중에서는 13.6%가 ‘갈택이어’(竭澤而漁. 못의 물을 모두 퍼내 물고기를 잡는다)를 선택했습니다.
한편 지난해에는 남을 속이려고 옳고 그름을 바꾸는 것, 억지를 부림으로써 상대방을 궁지로 몰아넣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지록위마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