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습니다.
23일 세정 당국과 여행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지난주부터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하나투어 본사에 인력 수십 명을 투입해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세청은 이번 하나투어 세무조사를 통해 여행업계의 '고무줄 회계 신고' 관행을 밝히고 세금 탈루 여부를 확인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서울청 조사4국은 하나투어와 소매여행사 간 상품 매매 거래 과정에서 탈루 가능성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조사 중입니다. 하나투어처럼 대형 여행업체인 도매여행사와 판매대행사인 소매여행사 간 거래 관행이 실타래처럼 복잡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통상 소매여행사가 도매여행사의 상품을 판매할 경우 소매여행사는 수수료를 뗀 나머지 판매 금액을 도매여행사에 입금하거나 아니면 전체 상품 판매 금액을 먼저 입금한 뒤 수수료를 받는 것이 업계 관행입니다.
또 도매여행사는 소매여행사나 현지 행사 진행 여행사가 지불한 호텔비, 차량비, 식사비, 가이드비, 입장료 등 이른바 '수탁경비'를 사후 정산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세무 당국도 편의를 위해 수탁경비를 지출증빙특례로 규정해 별도 증빙 서류를 갖추지 않아도 경비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도매여행사들이 수탁경비가 증빙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악용해 수탁경비를 부풀려 소매여행사에 지급한 뒤 다시 차액을 나중에 돌려받는 수법을 써서 올 들어 국세청에 적발된 바 있습니다. 이른바 고무줄 신고 논란입니다. 국세청은 올 하반기부터 5인 이하 소규모 법인 업체들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이번에 대형업체로 대상을 넓혔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1200만명 시대를 맞아 이번 기회에 잘못된 관행을 파악해 뿌리 뽑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나투어는 작년 기준 매출액 3854억원, 영업
이번에 하나투어를 조사하고 있는 서울청 조사4국은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곳으로, 업계는 법인 담당인 조사1국이 아닌 조사4국이 나선 것을 이례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