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전선만 골라 훔쳐온 절도범들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전봇대에 올라가 전선을 자르고, 문을 닫은 전기업체에 침입해 전선을 싹쓸이했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이른 새벽,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한 남성이 공장 출입문을 넘어들어갑니다.
창고에 쌓인 전선을 담장 밖으로 옮기더니 출입문을 다시 넘어 빠져나와 사라집니다.
새벽 시간 문을 닫은 전기업체를 돌며 전선을 훔친 남성은 41살 김 모 씨.
지난해 1월부터 무려 79차례나 전선을 훔쳐 오다 잠복 중이던 경찰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 인터뷰(☎) : 김홍기 / 부산 남부경찰서 강력3팀장
- "(전선을) 훔치고 난 뒤, 지나가는 택시를 세워 마치 회사 직원인 것처럼 전선을 택시 트렁크에 싣고 운반하는 방법으로…."
환하게 불을 밝힌 식당 간판이 갑자기 꺼집니다.
56살 강 모 씨가 식당 인근의 전봇대에 올라가 전선을 끊고 훔쳐가 버린 겁니다.
인적이 드문 농촌 마을을 돌아다니며 전선을 훔쳐 온 전문 절도단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 인터뷰 : 피해 농민
- "(전기) 지하수 펌프가 있는데, 펌프를 가동하려는데 전기가 안 들어와…."
절도단은 전기가 흐르지 않는 전선만 골라 훔칠 정도로 전선 절도에 능숙했습니다.
▶ 인터뷰 : 정태우 / 부산 기장경찰서 강력팀장
- "어느 위치에 (전기가 흐르지 않는 전선이) 설치돼 있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 쌍안경으로 판단을 하고…."
지난 2년간 훔친 전선은 약 6km, 시가로 따지면 1억 원이 넘습니다.
경찰은 주범 강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전선을 사들인 고물상 업주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최진백 VJ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