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을 조작해 SNS에서 옛 남자친구의 새 애인 행세를 한 여성에게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의 인적사항을 도용해도 마땅히 처벌할 규정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28살 김 모 씨는 소개팅 어플리케이션을 깔고 가짜 프로필을 만들었습니다. 」
사진과 나이, 직업까지 모두 2년 전 헤어진 전 남자친구가 만나고 있는 새 애인 A씨의 프로필에서 그대로 옮겼습니다.
처음부터 둘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소개팅 어플을 깔았던 겁니다.
김 씨는 가짜 프로필을 보고 연락해온 남자들에게 A씨의 이름과 연락처를 알려줬습니다.
결국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씨에게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김 씨가 단지 타인의 인적사항을 도용한 것일 뿐,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건 아니라는 이유에섭니다. 」
「또, A씨가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명예가 훼손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터뷰(☎) : 조병구 / 대법원 공보관
「- "비난가능성 높은 행위를 한 건 맞지만 SNS상 타인을 사칭한 경우 처벌할 별도의 법률 규정이 없는 이상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온라인에서 프로필 도용 사례가 늘고 있지만, 현행법상 남을 사칭해 재산상 이익을 얻는 등 2차적 피해가 없을 경우엔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지난해, 남을 사칭하는 것만으로도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현재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입니다.
MBN뉴스 신지원입니다.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