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구의역 사망 사고로 숨진 은성PSD소속 김모(19)씨의 열악한 처우가 재조명되는 가운데, 이 회사에 근무하는 서울메트로 출신들은 연간 최소 4천100만원의 임금을 받도록 설계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매일 위험한 작업에 홀로 투입됐던 김씨가 월 144만원을 손에 쥔 것과 비교할 때, 서울메트로에서 발주 받은 용역 인건비 가운데 상당수가 일명 '메피아'(메트로+마피아)의 주머니로 들어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은성PSD는 서울 메트로로 부터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 발주를 받아 수행해온 하청업체입니다.
5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지난해 1월 작성된 '2015년 전적직원 노무비' 문서에 따르면 서울메트로 출신 38명은 지난해 1월부터 이달까지 15개월간 총 24억7천500만원을 받게 돼 있습니다. 1인당 월평균 434만원입니다.
은성PSD가 직접 채용한 87명은 31억9천여만원을 받도록 돼 있어 월평균 244만원을 기록했습니다.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한 A씨는 15개월간 8천375만원, 연 6천700만원, 월평균 558만원으로 설계됐습니다. A씨는 2013년에는 6천623만원, 2014년에는 6천700만원을 받았습니다.
A씨가 이처럼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서울메트로가 은성PSD와 맺은 계약에서 자사 출신을 최우선 우대토록 했기 때문입니다.
2011년 '외부위탁 협약서' 6조 4항은 "소요 인력 가운데 서울메트로에서 옮긴 직원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 신규채용을 할 수 있다"고 정했습니다. 8조 1항은 은성PSD가 서울메트로의 전출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 우선 배치해야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양 기관이 맺은 '부대약정서' 1조는 서울메트로 출신 분사 직원에게는 퇴직 전 임금의 60∼80%를 서울메트로 잔여 정년에 따라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A씨는 서울메트로 퇴직 전 임금의 80%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같은 기간 B씨는 7천798만원, C씨는 7천506만원을 받았습니다. 액수가 가장 적은 D씨는 5천126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서울메트로 출신 38명이 받은 임금과는 별도의 '선택적 복지비'를 두고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들은 지난 12개월간 적게는 87만1천원에서 많게는 107만9천원 등 1년간 3천754만원, 15개월간 4천693만원을 챙겼습니다.
물론 이는 서울메트로 출신 전적자에게만 지급됐고, 김씨 같은 비정규직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은성PSD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선택적 복지비는 서울메트로 같은 공기업에 있던 복지 포인트 제도를 가져온 것"이라며 "서울메트로에서 받던 임금의 60∼80%를 보전해주기로 하면서 이 복지 포인트도 이 비율에 맞춰 받고 있다"고
그러나 엄연히 민간 용역업체인 은성PSD에서 이를 '복지비' 명목으로 현금으로, 그것도 서울메트로 출신에게만 지급했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관계자는 "'메피아'는 근본적으로 중앙정부 지침으로 정년과 인원을 줄이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져 탄생했다"며 "용역이나 자회사 대신 근본적인 직접 고용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