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실수' 군인 사망…증거인멸 정황 포착 수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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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인천의 한 종합병원에서 간호사 실수로 군인이 숨진 사건과 관련, 검찰이 병원 측의 증거인멸 정황과 관련해 수사 착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천지검은 21일 가천대 길병원 간호사 A(26·여)씨의 업무상과실치사 사건 판결문을 확보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고소나 고발이 없더라도 내사 등의 방법으로 수사하는 데 문제는 없다"며 "판결문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수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 사고 발생 직후 병원 측이 병동 안에 있던 근육이완제 '베카론'을 없애고, A씨가 간호 기록지를 허위로 작성한 행위가 경찰 수사에 대비해 증거를 없애려 한 의도였는지를 우선 확인할 방침입니다.
또 병동 비치약품함 안에 든 베카론 3병을 병원 내 약국에 반환한 것처럼 '약품비품 청구서와 수령증'을 허위로 작성한 부분도 수사 대상이 됩니다. 당시 이 약물들은 약국이 아닌 적정진료관리본부로 넘어갔습니다.
앞서 인천지법 형사5단독 김종석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간호사 A씨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3월 19일 오후 1시 50분께 길병원 내 한 병동에서 손가락 골절 접합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육군 B(20) 일병에게 약물을 잘못 투여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의사가 처방전에 쓴 약물은 궤양방지용 '모틴'과 구토를 막는 '나제아'였지만, A씨는 마취할 때 기도삽관을 위해 사용하는 근육이완제인 '베카론'을 투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주사를 맞기 2분 전까지 친구들과 휴대전화로 카카오톡을 주고받던 B 일병은 투약 후 3분 뒤 심정지 증상을 보였고,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한 달여만인 지난해 4월 23일 저산소성 뇌 손상 등으로 숨졌습니다.
A씨의 재판 과정에서 병원 측이 증거를 은폐하려 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병원 측은 사고
또 A씨가 투약 후 5분가량 B 일병과 정상적인 대화를 나눴다는 취지의 간호기록지가 의도적으로 사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허위로 작성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재판부는 판단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