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오직 독도에만 피는 꽃의 이름에 '다케시마'가 들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일제시대 일본인 학자가 우리나라 식물분류체계를 연구해 학명으로 공식 등록했기 때문인데, 무려 3백여 종의 이름에 이렇게 일본의 잔재가 남아있습니다.
윤범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하얀색 꽃봉오리가 다소곳이 아래로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울릉도와 독도에서만 서식하는 우리나라의 특산식물인 '섬초롱꽃'입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학명은 '캄파눌라 다케시마' 즉 독도의 일본식 이름인 '다케시마'로 불리고 있습니다.
보라색 꽃잎이 마치 초롱 모양 같다고 해서 붙은 '금강초롱'도 사정은 마찬가지.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산 식물이지만 학명은 일제시대 초대 일본 공사였던 '하나부사 요시타다'의 이름이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국내 토종식물인데도 '재퍼니스', '다케시마' 등이 들어간 학명은 무려 300여 종에 달합니다.
국내 연구자들의 활동이 불가능했던 일본 강점기에 일본인 학자 나카이 다케노신이 최초로 식물의 분류체계를 연구하고 학계에 등록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임연진 / 국립수목원 박사
- "연구를 후원해준 자기한테 펀딩을 한 사람의 이름, 총독의 이름이라던가 그런 사람의 이름을 기념으로 넣어준 거죠."
국내 토종식물의 이름에 '개' '뱀' '새'등을 붙여 낮춰 부르거나, 단풍나무의 이름을 일본 것은 '참단풍', 국내산은 '노인단풍'으로 불러 차별하는 관행도 존재했습니다.
국립수목원 측은 한번 정해진 학명은 바꿀 수 없지만,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영어명칭을 바꿔 퍼뜨리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bn.co.kr ]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