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온몸에 소름이 끼칩니다.
세 살 조카를 화가 난다는 이유로 목 조르고 욕조 물에 담가 숨지게 하다니요.
뉴스추적, 이상은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상은 기자, 그런데 이 이모 평소 조울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장검증은 의외로 차분하네요?
【 기자 】
네, 이모 최 씨는 현장검증 내내 담담하고 차분했습니다.
떨거나 눈물을 흘리지조차 않았는데요.
현장검증은 진술 내용과도 일치했습니다.
경찰은 최씨가 지적장애 3급이고 조울증까지 있어 현장검증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예상했는데요, 의외로 차분하게 진행돼 경찰조차 놀랐을 정돕니다.
▶ 인터뷰 : 최선주 / 나주경찰서 강력2팀장
- "처음에 안방에서 (조카를) 목 조르는 부분부터 시작했습니다. 피의자가 목을 조르는 장면과 욕조에 넣어서 넣었다 뺐다 하는 장면을 재연하도록 했습니다. 차분하게 잘 재연을 한 것 같습니다. (진술과) 거의 일치합니다."
【 질문 】
네, 그러니까 지난 10일 이모가 조카의 목을 조르고 욕조에 머리를 넣어 살해한 거죠? 그런데 과연 이게 전부였을까요?
【 기자 】
네 이 집 화장실에선 아이용 작은 이동식 욕조가 발견됐습니다.
이모는 조카가 침대에 용변을 봤다는 이유로 목을 조른 후, 화장실로 데려가 그 욕조에 조카의 머리를 5차례 담근 건데요.
그런데 이 날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그전에도 샤워기와 유리컵으로 조카의 머리를 내리쳤다고 진술했고요. 현장검증에서도 증거물을 압수했다고 합니다.
▶ 인터뷰 : 최선주 / 나주경찰서 강력2팀장
- "평소에 또 피의자가 여러 차례 때렸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재연하도록 했습니다. 평소 막 화가 난다는 이유로 하고 그런 것 같습니다. "
【 질문 】
평소에도 조카를 때렸다는 거군요?
【 기자 】
네, 오늘 오전 현장검증이 열리는 걸 지켜보던 한 할머님이 계셨는데요.
같은 아파트 주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할머니 말에 따르면 한달 전에 아이 눈두덩이가 새까맣게 멍들어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아이를 안고있던 여성에게 물어보니 "어린이집에서 다쳐서 그렇다"고 둘러댔다고 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아이는 팔이 부러져 깁스를 하고 다닌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모가 밖에선 항상 아이를 다정하게 안고 다녀서 이웃들은 설마 이모가 학대해서 아이가 다친 거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 질문 】
친엄마는 억장이 무너질 것 같아요. 결국 동생이 자기 아들을 살해한 거잖아요? 그런데 일부 언론에 따르면 친엄마도 지적 장애가 있다던데요?
【 기자 】
네 지금 계속 친엄마도 지적 장애가 있다 이런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건 아니라고 합니다.
제가 오늘 담당 수사과장에게 물어봤는데요, 친엄마는 지적 장애가 없는데 왜 그런 기사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을 했습니다.
친엄마가 아들과 떨어져 살게 된 이유는 지난 6월 충북의 한 공장에 취직이 돼서 떠났기 때문인데요.
이웃 주민들은 이 이모가 지난해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려고까지 했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인데 그 사실을 알고도 아이를 맡긴 건 좀 무책임한 것 아니냐 이렇게 말하고 있다고 합니다.
【 질문 】
그런데 이모가 지적장애 3급이잖아요, 혼자 아이를 돌보긴 어려운 건가요?
【 기자 】
네 사실 조금 놀랐던 게 이모가 이런 찜통 더위에서도 얼굴을 꽁꽁 가리려고 모자와 마스크, 안경까지 썼잖아요?
그럼 어느정도 판단력은 있다는 거죠.
집안이 아이 신발로 좀 어지럽혀져 있긴 했지만 현장검증도 원활하게 진행됐고요.
그래서 전문의에게 물어봤더니 지적장애 3급은 일상생활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만, 아이를 혼자 돌봤다는 것 그리고 조울증과 겹쳤다는 점이 문제였던 거죠.
▶ 인터뷰(☎) : 최명기 / 정신과 전문의
- "지적장애 3급이면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지시도 다 따를 수 있고요. 그러고 나서 타인의 지도와 감독을 받으면 어느 정도 학습도 가능해요. 그러나 혼자서 무슨 일을 맡기게 되면 그걸 이제 계획을 갖고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게 되고요. (조울증은) 조증 시기가 되면 조금이라도 자기 뜻에 맞지 않게 되면 그 어떤 화라던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게 되어 있어요."
【 앵커 】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은 친엄마는 "아들이 너무 보고싶다"며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3살 나이에 숨진 아이도 불쌍하고, 어려운 형편에 취직돼 떠났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도 안쓰러운데요.
아동 학대 방지에 대한 관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뉴스추적 이상은 기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