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당 피습 피해자 사망에 남편 혼절…"말도 안 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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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성당 피습 / 사진=연합뉴스 |
중국인 피의자 첸모(50)씨에게 별다른 이유 없이 습격당해 숨진 김모(61·여)씨의 남편(64)은 18일 말을 다 잇지 못한 채 정신을 잃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습니다.
17일 오전 흉기피습 이후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서 병원 치료를 받던 김씨는 하루 만인 이날 오전 8시 30분께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다시 기운을 차리고 회복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사라지자 김씨의 남편은 큰 충격을 받고 쓰러져 119구급대가 급히 출동하기도 했습니다.
김씨의 시신은 그가 생전에 정성을 다해 신앙생활을 해왔고, 전날 기도 중에 중국인 괴한에게 습격을 당한 그 성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성당 모처에서 빈소를 마련하는 등 장례 준비가 진행되자 동료 신도 수십여명이 모여들어 흐느끼며 같이 슬퍼했습니다.
한 여성 동료 신도는 "김씨는 성당의 궂은일을 도맡아 묵묵히 해왔다"며 "새벽 미사가 끝날 때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성당 안을 정리하고 마지막까지 남아 차분히 십자가의 길이라는 기도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신도는 "이 사건은 그냥 묻혀서는 안 될 중요한 사회 문제"라며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사건도 많아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씨가 다녔던 성당에는 이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성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미사가 열렸습니다. 미사에 참가한 신도들은 대부분 전날 사건을 전해 들어 알고 있던 터라 시종 침통한 분위기였습니다.
미사에서 주임 신부는 "김씨가 끝내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갔다"며 울먹였습니다.
그는 "이번 사건은 가족만이 아닌 성당의 아픔으로 삼아 기도해야 한다"며 이날 저녁
김씨는 흉부에 찔린 상처가 깊어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습니다. 사인은 장기 파열로 추정됩니다.
경찰은 김씨의 사인이 어느 정도 밝혀짐에 따라 정밀 검안은 하고, 부검은 하지 않기로 유족과 협의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