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거래처로 두고 있는 대형 약국에서 수년 동안 머슴처럼 일해온 것이 드러났습니다.
수십억 대 약품 납품이 끊길까 두려워 모욕감을 느끼면서까지 약국이 시키는 허드렛일을 도맡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이른 아침 약국 문을 여는 시간.
검은색 옷을 입은 남성이 문을 열고, 뒤따라 40대 약사가 들어옵니다.
남성은 부리나케 약국 앞에 카펫을 깔고 화분을 밖에 내놓습니다.
잠시 물 한 잔을 마시며 숨을 돌리나 싶더니, 차량 한 대가 약국 앞에 도착하자 또다시 대리 주차를 하러 나갑니다.
마치 직원처럼 보이는 이 남성의 정체는 다름 아닌 제약회사 영업사원.
한 달에 10억 원치 넘게 약품을 납품하는 이 대형약국에서 그야말로 머슴살이를 한 겁니다.
간식도 날라야 했고 심지어 자녀를 학원에 데려다 주는 것도 영업사원의 몫이었습니다.
▶ 인터뷰 : OO제약 영업사원
- "(불만을 말하는 건) 상상도 못하죠. 직원이다 보니 싫다고 하면 회사에 다니기 힘드니까 그대로 참고 하는 거죠."
경찰 조사에서 약국 측은 제약업체 직원이 스스로 도와준 것이라며 강제성이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 인터뷰 : OO약국 약사
- "지금 환자들이 다 예민해 있어요. 내가 왜 나가서 이야기해야 해요? 어떤 근거도 없이?"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경찰은 해당 약국이 다른 제약회사 영업사원에게도 갑질을 했는지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입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인환
화면제공 : 광주서부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