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국정농단의 당사자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와 금메달을 걸고 환하게 웃는 이 남성.
바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 씨입니다.
김 씨는 며칠 전 만취한 상태로 주점 종업원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파손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돼 오늘(7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습니다.
뉴스추적, 추성남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추 기자! 대기업 회장의 아들이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켜 국민적 분노가 더 큰 것 같은데요.
오늘 김 씨의 모습은 어땠나요?
【 대답 】
영장실질심사 시간이 오후 2시였는데, 조금 일찍 법원에 나왔습니다.
오후 1시 35분쯤 경찰 호송차를 타고 도착한 김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 인터뷰 : 김동선 /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3남
- "어떤 걸 집중적으로 소명하실 겁니까?"
- "정말 너무나 죄송합니다."
- "피해자와 합의는 어떻게 됐습니까? 심경 한 말씀만 해주시죠."
- "죄송합니다."
들으신 대로 "죄송하다"는 말만 두 차례하고 들어갔는데요.
김 씨는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담담한 모습이었습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어느 정도 반성은 하고 있다는 느낌은 받았다고 합니다.
【 질문 2 】
그렇군요.
김 씨가 이미 피해자와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네요?
【 대답 】
통상적으로 폭행사건은 피해자와 합의가 되면 불구속수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김 씨는 예전에도 폭력을 휘둘러 기소 유예 처분을 받은 적이 있거든요.
2010년 용산의 한 호텔에서 술을 마시다 여종업원과 시비가 붙었고, 말리던 다른 종업원 2명에게 주먹을 휘두른 바 있습니다.
결국, 김 씨의 과거 전력과 함께 이른바 '금수저 갑질'을 철퇴 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해져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3 】
이번 사태가 터지고 김 씨의 아버지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상당히 화가 났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김승연 회장 역시 폭행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었죠?
【 대답 】
네. 그렇습니다.
2007년 보복 폭행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둘째 아들이 술집 종업원에게 폭행을 당하자 화가 난 김승연 회장이 직접 나섰던 건데요.
둘째 아들은 이외에도 뺑소니와 마약 혐의로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래서인지 김 회장은 3남인 동선 씨의 폭행 사실에 상당히 분노했다고 합니다.
잘못을 저지른 만큼 벌을 받고 자숙하라는 말을 전하며 엄중한 시기에 벌어진 일이라 직원들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 4 】
추 기자! 대기업 2세들의 폭행이 끊이지 않은 것 같아요.
특권의식이 있어서 그런가요?
【 대답 】
이번 사건이 터지자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는 바로 '땅콩 회항' 사태를 일으킨 대한항공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 씨가 떠올랐을 텐데요.
지난달에는 동국제강 회장의 장남이 술을 마시고 난동을 부린 사실도 있었습니다.
또, 자신의 운전기사를 때린 현대와 대림산업의 2~3세들은 최근 각각 벌금형에 약식기소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재벌가 금수저의 잘못된 행태가 태어나면서부터 얻게 된 부와 권력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합니다.
▶ 인터뷰 : 최명기 / 정신과 전문의
- "평소에 작은 문제가 있을 때마다 본인의 권력과 돈의 힘으로 무마하다 보니까 제어할 수가 없고, 특권의식이 점점 커지는 거예요. 너 따위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지? 라면서 더욱더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거예요."
【 질문 5 】
추 기자! 금수저는 '갑질'로 논란을 일으키는데, 형편이 어려운 여대생 수백 명이 한 사람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죠?
【 대답 】
대학생 사이에서 유명한 투자 동아리 회장인 32살 박 모 씨가 회원들을 속여 수십억 원을 가로챈 건데요.
수법은 치밀하면서도 간단했습니다.
일단 SNS에 고급 외제차를 여러 대 올려 재력을 과시했고, 모의 투자대회 입상 성적을 부풀려 자신을 주식 투자의 귀재로 선전했습니다.
실제로는 한 증권사가 주최한 모의투자대회에서 77위와 72위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렇게 자신을 포장한 박 씨는 한 달에 5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동아리 운영진으로 승격시켜주겠다며 여대생들을 유혹했습니다.
【 질문 6 】
그런데 왜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형편이 어려운 여대생이었나요?
참 안타깝네요.
【 대답 】
형편이 어려우면 그만큼 돈이 필요하다는 심리를 노린 겁니다.
박 씨는 동아리 운영진이 되면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 홍보성 글을 4번만 올리기만 해도 한 달에 50만 원씩 준다고 꾀였습니다.
그러면서 고용 계약서를 쓴다는 이유로 공인인증서가 담긴 USB를 가져오라고 한 뒤에 동아리 가입 때 받아 둔 학생증을 이용해 대출을 받아 챙긴 겁니다.
이 과정에서 의심하는 회원은 강제로 탈퇴시키고, 남자 회원은 명목상으로만 받아주고 운영진으로 진급시킨 적은 없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여유롭게 한 게 아니잖아요. 다들 대출받아서 줬으니까. 모르는 경우도 많고. 부모님은요. 아르바이트보다는 더 수익이 클 거로 생각하고 한 학생도 많아서…."
현재 경찰에 신고한 피해자는 25명,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피해자는 10
경찰은 피해자가 400여 명인 것으로 현재는 파악하고 있지만, 박 씨가 모집한 운영진은 700여 명에 달해 더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받은 금액이 무려 6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실질적으로 보상이 이루어지기가 쉅지가 않아 보여 더욱더 안타깝습니다. 추성남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