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가장 친한 동물로 꼽히는 '개'가 사람의 행실을 살피고, 됨됨이가 좋지 못한 인물은 피하려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는 일본 교토 대학교 소속의 제임스 앤더슨 비교심리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개와 원숭이 등 일부 동물들에게서 특정 인물의 반사회적 행동을 포착하는 능력과 이런 사람은 기피하는 성향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실험에는 두 명의 배우가 참가했다. 이 중 한 명은 장난감이 담긴 용기를 열기 위해 애쓰다가 다른 한 명에게 대신 열어줄 것을 부탁했다. 이 때 부탁 받은 배우는 용기를 열어주거나, 요청을 거절하는 두 가지 상황을 연기했다.
이후 두 사람이 개에게 먹이를 주도록 하고, 개가 누구의 먹이를 받아갈 확률이 더 높은지 관찰했다.
부탁을 들어준 경우 개들은 특별히 어느 한 쪽을 선호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탁을 거절한 경우엔 그 배우가 건넨 먹이를 기피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두 배우의 '공정성'을 보여준 실험도 진행됐다. 연구팀은 두 배우에게 공을 각각 3개씩 나눠줬다. 이후 한 배우가 다른 배우에게 공을 달라고 요청하고, 요청을 받은 배우는 자신의 공 3개를 모두 건네도록 했다.
그런 다음 이번에는 공을 모두 건네준 배우가 공을 가져간 배우에게 다시 공을 돌려 줄 것을 요청했다. 이 때 요청 받은 배우는 공 3개 모두를 되돌려주는 '공정함'을 연기하거나 공을 전혀 돌려주지 않는 '불공정함'을 연기했다. 이후 두 배우가 동시에 먹이를 건네자 개들은 '불공정한' 배우를 기피했다.
원숭이들을 대상으로 한 유사한 실험에서도 결과는 똑같았다. 연구팀은 개와 원숭이들의 이 같은 행동 양상은 인간 아기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앤더슨 박사는 "인간 아기들 또한 어떤 인물의 반사회적 행동을 보면 이에 대해 특정한 감정적 반응을 보인다"며 "이번 실험에서 드러난 동물들의 '원시적
그는 이어 "인간들도 타인의 반사회적 행동을 감지할 수 있는 원초적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성장과정에서 문명화와 교육을 통해 온전한 도덕관념으로 개발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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