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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욕탕에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된 행화탕 외관 [사진=노윤주인턴기자] |
◆ 목욕탕에서 즐기는 전시·공연&커피···'행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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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화탕의 '탕'공간 [사진=노윤주인턴기자] |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행화탕'은 지난 1958년 목욕탕으로, 2016년은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총 두 번의 개업식을 가졌다.
옛날 목욕탕 시절 외관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문을 열면 카페로 바뀐 탈의실이던 공간이 나온다. 카페에는 테이블이 없다. 대신 목욕탕의 평상을 재현한 평상과 방석 그리고 등받이가 없는 의자가 있다. 메뉴는 수건에 쓰여있고 커피와 빵은 바가지에 담겨 서빙된다. 탕이 있던 공간과 보일러실, 목욕탕 주인이 살던 집 등 다른 공간들은 모두 전시·공연 공간으로 사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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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공간으로 사용 중인 행화탕 내부 공간 [사진=노윤주인턴기자] |
행화탕의 전시·공연은 특정 장르 혹은 연령대에 국한돼 있지 않다. 마임, 연극 그리고 관객 참여형 미술 전시까지 매번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밖에서 보기와 달리 복잡한 구조의 목욕탕 내부의 집, 창고 등 곳곳이 전시장이기 때문에 미로를 돌아다니며 전시를 관람하는 것 같은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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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화탕 카페 내부 [사진=노윤주인턴기자] |
행화탕을 운영 중인 서상혁 축제행성 대표는 "행화탕의 리모델링은 사람으로 치면 성형이라기보단 메이크업을 한 수준이다"라며 "최대한 행화탕이란 목욕탕이 갖고 있던 것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목욕탕 영업을 하던 시절부터 행화탕을 익히 봐온 토박이들도 행화탕을 자주 찾는다. 행화탕을 찾은 한 주민은 "목욕탕이 그냥 방치되지 않고 이렇게 바뀌어서 기쁘다"며 "목욕탕이 아닌 행화탕이 여전히 어색하기도 하다"고 멋쩍게 웃어 보였다. 또 다른 주민은 "동네 근처에서 공연이나 전시를 볼 수 있다고 하니 너무 반갑고 궁금하다"며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행화탕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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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화커피와 공연 홍보 팜플렛인 때밀이 수건 [사진=노윤주 인턴기자] |
SNS서 사진을 보고 전시를 보러오거나 카페에 방문하는 외지 방문객들은 입을 모아 "새로운 힙플레이스"라고 말한다. 한 방문객은 "목욕탕의 '탕'외에도 숨은 공간을 볼 수 있게 안내를 받았다"며 "내가 알던 목욕탕의 숨겨진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 재밌었다"고 후기를 남겼다.
서 대표는 최근 목욕탕 콘셉트의 가게들이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목욕탕은 서로 공통되는 추억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장소"라며 "과거를 담은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사랑받은 것처럼 옛 목욕탕도 자주 봐왔지만 이제 쉽게 보지 못하는 추억의 장소기 때문에 이렇게 관심을 받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목욕'탕'에서 먹는 케익···'옹느세자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카페 '옹느세자메'는 온라인서 일명 '이태원 목욕탕 카페'로 불린다. 옹느세자메는 일반 상가를 목욕탕 분위기가 나도록 리모델링 했다. 파란 타일 등을 이용해 옛 목욕탕의 '탕'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테이블은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 오픈형 공간으로 밖에서도 들여다 볼 수 있는 옹느세자메의 가게의 특성상 밖에서 보고 특이함에 끌려 방문해 본 사람도 적지 않다.
김민 옹느세자메 운영팀장은 카페를 목욕탕 콘셉트로 꾸민 이유에 대해 "목욕탕 탕 안에서는 모르는 사람과도 함께 어울려 있지 않나"라며 "카페에서도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려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탕 같은 테이블을 설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SNS에는 연일 '#목욕탕카페'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옹느세자메 방문 후기가 올라온다. 한 누리꾼은 "분위기도 독특하고 케익의 맛도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다른 방문자는 "모르는 사람들과 탕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 재밌기도 하고 뭔가 오묘했다"고 말했다.
◆ 목욕탕 그 자체 고깃집…'고기 맛을 아는 브로콜리'
이미 온라인서 유명세를 탄 강원도 춘천의 고깃집 '고기 맛을 아는 브로콜리'는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목욕탕을 그대로 사용 중이다. '냉탕' '마사지탕' 등 탕 안쪽에는 물 대신 테이블과 간이의자가 채워져 있다. 목욕탕이 영업을 종료한 뒤 고깃집 창업을 생각하던 현재 대표가 오밀조밀한 목욕탕 구조에 끌려 그대로 고깃집을 개업한 것이다. 목욕탕에서 누가 고기를 구워 먹겠냐는 예상과 달리 이 가게는 독특한 콘셉트와 분위기로 '춘천에서 꼭 가봐야할 곳'으로 꼽히는
서울에 거주 중인 한 누리꾼은 "춘천에 목욕탕 고깃집이 있다고해 억지로 시간을 내 다녀왔다"며 "목욕탕이래서 찝찝할 것 같았는데 오히려 타일 바닥이라 오히려 더 깨끗히 청소하시는 것 같았다"고 후기를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노윤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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