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인턴기자] 한화 이글스의 20대 초반 젊은 투수들이 국내 최고의 선발투수들을 상대로 연이틀 그들에 뒤지지 않는 멋진 호투를 선보였다. 주인공은 우완 선발 이태양(24)과 좌완 선발 유창식(22).
이태양과 유창식은 22일과 23일, 각각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원투펀치 김광현-양현종을 상대로 나란히 선발 등판해 상대 투수들보다 더 긴 이닝을 소화하고 실점은 최소화하며 선발투수로서 자신들의 몫을 200%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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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태양와 유창식이 에이스들과의 맞대결서 연이틀 호투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유창식은 23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4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유창식은 7회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불펜투수들이 8회 역전을 허용하며 다 잡았던 승리는 날아갔다. 11일 만에 등판한 상대 선발 양현종이 실전 감각의 부족으로 5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5탈삼진 4실점(4자책)한 사이, 유창식은 타자들이 만들어준 4점차 리드를 6이닝 동안 잘 지켜내며 한화 쪽으로 향한 경기의 흐름을 쭉 이어갔다.
이태양과 유창식은 모두 시즌 중 고비를 겪었지만 그 고비를 이겨내면서 더 강해졌다.
이태양은 6월 5경기 3승에 2.52의 월간 평균자책점으로 승승장구 했으나, 7월에는 5경기서 1승만 챙기고 9.26의 평균자책점으로 몹시 부진했다. 8월에 들어서면서 4경기 2승을 챙겼고 평균자책점도 5.16으로 한 달 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여름을 나면서 체력적 부담을 느꼈다고 밝혔던 이태양은 더 잘 먹고 체력을 비축하는 밸런스 위주의 훈련 방식을 택하면서 7월 한 달 동안의 길었던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 노력이 조금씩 선선해져 가는 날씨와 맞물리면서 마운드 위에서 안정을 찾아가는 중이다.
유창식은 올 시즌 팔꿈치 통증으로 두 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원치 않는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그러나 부상 복귀 이후 후반기 7경기에 나서(선발 4경기) 2승을 챙겼고 피홈런 제로에 평균자책점도 2.08로 수준급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유창식은 좋아진 비결로 구속의 증가를 꼽은 바 있다. 140km대 초반이었던 구속이 이제는 140km대 후반까지도 찍힌다는 것. 23일 경기서도 직구 최고 구속이 148km까지 찍혔고 경기 내내 힘 있는 공을 뿌렸다. 유창식은 경기 중 갑자기 흔들리며 볼넷을 연속으로 허용하는 고질적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집중력을 발휘하
지난 날보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더 많이 열려있는 이태양과 유창식. 비록 한 경기였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들과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호투한 이들에게서 ‘한 번의 호투’ 그 이상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에이스들과의 맞대결서 부담감을 이겨냄으로써 이들은 분명 한 층 더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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