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국가대표 차두리’는 2015년 3월 31일로 끝났다. 4월의 시작과 함께 더 이상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차두리(서울)를 볼 수 없다. 눈물을 흘리며 정 들었던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그는 ‘국가대표 차두리’로서 마지막 기자회견에 임했다.
차두리는 31일 뉴질랜드전 승리 이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날, 그는 기나긴 국가대표 생활을 되돌아봤다.
차두리의 국가대표 은퇴경기는 감동적이었다. 후배들은 그에게 승리를 선사하기 위해 끝까지 이를 악물고 뛰었다. 그리고 후반 41분 기어코 결승골을 넣었다. 하프타임 때 가진 은퇴식에서는 차두리가 자신의 헌정영상이 전광판에 흘러나오자 꾹꾹 참았던 눈물샘이 터졌다. 아버지 차범근 전 수원 감독과도 깊은 포옹을 하며 그 품에 얼굴을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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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두리(오른쪽)는 31일 뉴질랜드전을 통해 국가대표 은퇴경기를 치렀다. 사진(상암)= 기자 |
한국축구의 전설이기도 한 아버지 ‘차붐’은 그의 롤모델이자 큰 산이었다. 언젠가 아버지를 뛰어넘는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축구공을 찼던 차두리다.
차두리는 “아버지는 내가 가지지 못한 걸 다 갖추신 분이다. 아버지처럼 되고 싶었다. 아니 더 잘 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현실의 벽을 실감했다. 그 이후부터 축구를 즐겁게 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여겼다”라며 “은퇴식에서 아버지를 보니 큰 짐을 내려놓은 것 같아 홀가분하더라. 끝내 아버지를 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한편으로는 (너무 잘 하신 아버지가)밉더라. 아버지 같은 분을 아버지로 둔 건 큰 행운이자 선물이이며 감사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차두리는 과거 자신의 축구인생을 스코어로 비유해 3-5라고 했다. 국가대표 은퇴를 한 현재는 어떤 스코어냐라고 묻자, 그는 “어렵다”라며 곰곰이 생각했다. 이어 그는 “그대로 3-5로 뒤진 채 경기가 거의 끝난 것 같다. 그래도 골대를 두 차례 정도 맞춘 것 같다. 소속팀인 서울과 대표팀에서 우승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A컵, 아시안컵까지 결승에 올라 뿌듯했다. 그렇지만 결국 빈손이다. 그렇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가 왔다”라고 아쉬워했다.
떠나는 차두리는 후배들을 위한 아낌없는 조언도 남겼다. 차두리는 “국가대표는 하늘이 점지해준 선수만 할 수 있다. 그걸 선수들이 알고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또한, 경쟁이 치열해야 팀이 강해진다. 한국은 유럽, 남미에 비해 선수층이 한정돼 있다. 제한된 선수층 속에 선수를 발굴하고 팀을 성장시켜야 한다”라며 태극마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승리에 대한 열정을 불어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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