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츠버그) 김재호 특파원] 가끔은 잠시 먼 미래의 일을 준비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선발 로테이션이라면 더욱 그렇다.
LA다저스는 2015시즌 류현진, 브랜든 맥카시의 부상 이탈로 선발진 구성에 애를 먹었다. 무려 16명의 선발 투수를 기용하며 시즌 내내 실험을 반복했다.
2015 정규 시즌이 끝나가는 현재, 포스트시즌에 대한 고민과 별개로 다음 시즌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이번 시즌 내내 자리를 지킨 세 명,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브렛 앤더슨 중 앤더슨은 다음 시즌 FA 자격을 얻고, 그레인키는 옵트 아웃 행사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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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인키는 시즌 후 옵트아웃 선언이 유력하다. 맥카시는 복귀에 시간이 걸린다. 사진= MK스포츠 DB |
단순하게 봤을 때, 선발진의 빈자리를 구성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붙잡는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그레인키와의 계약 연장 여부다. 지난 2013년 6년 1억 4700만 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한 그는 남은 3년 7100만 달러의 계약을 포기하고 새로운 계약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다저스는 그와의 계약 연장을 최소 시도는 할 것이다. 그레인키도 시즌 전 이에 대해 열린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쉬운 과정은 아닐 것이다. 그가 계약을 맺은 이후, 팀 동료 커쇼(7년 2억 1500만 달러)를 비롯해 마사히로 다나카(7년 1억 5500만 달러, 이상 2014년), 존 레스터(6년 1억 5500만 달러), 맥스 슈어저(7년 2억 1000만 달러, 이상 2015년) 등이 대형 계약을 맺었다. 그레인키에게는 좋은 참고 자료다.
또 다른 시도도 가능하다. ‘CBS스포츠’는 다저스가 앤더슨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퀄리파잉 오퍼 금액은 상위 125명의 연봉 평균으로 정해진다. 지난 2015년에는 1530만 달러였다. 이번에는 이보다 더 높을 것이다. 2015년 1년 1000만 달러에 계약한 앤더슨에게는 달콤한 유혹이다.
그러나 안정적인 다년 계약을 원하고 있다면, 이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에도 어빈 산타나(4년 5500만 달러), 프란시스코 리리아노(3년 3900만 달러) 등이 연평균 금액이 퀄리파잉 오퍼 금액보다 낮은 다년 계약을 선택했다.
앤더슨이 오퍼를 거절한다 하더라도, 다저스에게는 드래프트 보상권이 돌아오기 때문에 나쁜 선택은 아니다.
사온다
다가오는 FA 시장에도 괜찮은 선발 투수들이 제법 많이 나온다. ‘CBS스포츠’는 우완 투수 요바니 가야르도를 다저스가 노리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지목했다. 가야르도는 현재 29경기에 등판, 7시즌 연속 30경기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시즌도 투수들에게 불리한 환경인 텍사스에서 뛰며 12승 9패 평균자책점 3.16의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다저스는 지난 7월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 당시에도 가야르도 영입을 노리고 있다는 루머가 나오기도 했다.
FA 영입이 부담스럽다면, 트레이드도 가능하다. 다저스의 새로운 운영진은 이미 지난겨울 이 부분에 있어 창조적인 능력을 과시했다. 이들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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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시즌 연속 30경기 돌파가 유력한 가야르도는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주목받을 선수다. 사진=ⓒAFPBBNews = News1 |
키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건전한 선택이다. 다저스는 이번 시즌 마이크 볼싱어와 카를로스 프리아스, 두 젊은 투수가 전반기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준 잭 리와 조 위랜드도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
숱한 트레이드 유혹에도 꿋꿋하게 지킨 유망주 훌리오 유리아스는 이번 시즌 막판 트리플A로 승격했다. 다음 시즌 트리플A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빅리그에서 그의 강속구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부상 선수들의 복귀도 변수다.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에서 회복 후 실망스런 시즌을 보낸 브랜든 비치는 돈 매팅리 감독에 따르면 “정상적인 오프시즌”을 소화할 예정
류현진과 맥카시도 돌아온다. 아직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두 선수 모두 조만간 캐치볼을 재개할 예정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두 선수가 부상 이전의 모습을 회복한다면 다저스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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