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단신 외국인 선수 한 명이 바뀌었을 뿐이다. 그런데 원주 동부의 색깔이 확 달라졌다. 마치 앙상했던 동부산성에 들어온 들소 같다. 3쿼터를 지배하고 있는 웬델 맥키네스(27)의 존재감이 무섭다.
동부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한국 무대에 잔뼈가 굵은 로드 벤슨이 친정으로 돌아왔으나 단신 외국인 선수인 라샤드 제임스가 신통치 않았다. 제임스는 동부의 조직력에 전혀 녹아들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2명이 뛰는 3쿼터가 오히려 약점이었다.
결국 동부는 외국인 선수 교체 결정을 내렸다. 고민 끝에 맥키네스를 낙점했다. 맥키네스는 192cm, 112kg의 당당한 체구를 갖춘 언더사이즈 빅맨. 넘치는 힘과 탄력으로 한 눈에 동부 팬들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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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 맥키네스가 SK 이승준의 수비 앞에서 찬스를 노리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맥키네스는 동부 유니폼을 입은 8경기에서 평균 20.4점 7.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출전 시간이 주로 3쿼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득점력이다. 맥키네스 합류 이후 동부도 6승2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맥키네스의 진가가 드러난 것은 지난 21일 원주 홈에서 열린 서울 SK전이었다. 동부는 SK의 추격을 따돌리지 못하고 후반을 맞았다. 승부가 사실상 결정된 것은 3쿼터였다. 맥키네스는 3쿼터에만 15점을 집중시키며 코트를 지배했다. 공·수에 맹활약한 맥키네스는 23점 8리바운드에 어시스트와 스틸도 3개씩 더해 팀의 완승을 주도했다.
동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맥키네스가 마냥 반가울 수밖에 없다. 김영만 감독은 “맥키네스가 들어와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며 “그 전에 제임스가 있을 땐 3쿼터를 한 번도 못 이겼다. 그래서 굉장히 힘들었다. 지금은 맥키네스가 다리 역할을 해주고 있다. 덕분에 김주성도 휴식이 가능하다”고 매우 만족했다.
맥키네스의 합류에 대한 선수들의 느끼는 채감 효과는 더 대단했다. 그 동안 동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스타일의 공격 성향을 지녔기 때문에 만족도는 더 높았다.
맥키네스 효과를 바라보는 윤호영의 표현이 흥미롭다. 윤호영은 “원래 우리 선수들은 빼빼 말라서 키만 컸는데 땅땅한 애가 와서 막 부숴주니까 정말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말이다. 로드 벤슨과 김주성 모두 공격보다 수비에 강점이 더 큰 빅맨들. 윤호영은 “수비는 우리가 맞춰 가면 된다. 공격적인 부분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두경민은 조금 다른 시각으로 맥키네스의 장점을 거들었다. 바로 성실성에 주목한 것. 두경민은 “맥키네스가 와서 정말 열심히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라며 “맥키네스처럼 열심히 해주는 외국인 선수는 라틀리프와
동부는 11승12패로 6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최근 부상 선수들이 모두 복귀하면서 강력한 대권 주자로 상위권 팀들을 위협하고 있다. 4라운드부터 2·3쿼터 외국인 선수 2명 출전이 가능하다. 맥키네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동부에 긴장을 할 수밖에 없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