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음지에서 궂은일을 도맡아했던 선수다. 감독들은 이현호 같은 선수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인천 전자랜드의 맏형 이현호(36)를 두고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이 말했다. 이현호는 21일 인천 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정규리그 최종전인 모비스전이 현역으로 마지막 뛰는 경기다. 전자랜드는 이 경기 하프타임에 이현호 은퇴식을 연다. 경기 전에는 취재진 앞에서 은퇴의 변을 밝혔다. 무릎부상을 당해 올 시즌 코트를 많이 밟지 못했던 이현호는 "내 자신에 졌다"며 "계약이 1년 남아있지만, 수술을 하게 되면 6개월 재활해야 하는데, 돌아와서 이전만큼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 |
↑ 2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릴 2015-2016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에 앞서 전자랜드 이현호의 은퇴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자랜드 이현호가 기자회견에서 은퇴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
이현호는 구단의 코치 제의를 거절했단다. 그도 “주위에서 다들 미쳤다고 하지만, 그 동안 아들 역할, 남편 역할, 딸에게 아빠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며 “그래서 1년 정도는 가정에 충실하려고 한다. 분리수거도 해 본 적 없고, 집에 가면 손 하나 까딱안했는데, 주부로써 살겠다”고 밝혔다. 이현호는 “힘들고, 다쳤던 시간도 지금 생각해보면 즐거웠다. 어제 데뷔한 것 같은데 시간이 빨리 흘렀다”고 살짝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물론 유도훈 감독은 “나와 현호 사이를 잘 알지 않느냐. 계속 제의를 하겠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설득을 할 것임을 밝혔다.
이날 이현호는 스타팅멤버로 출전했다. 1쿼터 2분8초를 뛰는 중에도 상대 선수를 온 몸으로 스크린했고, 리바운드 1개를 따냈다. 마지막까지 궂은일은 그의 몫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 [현장 인터뷰] 류현진 “빨리 수비 훈련도 했으면...”
▶ [캠프톡톡] 허준혁, “5선발 무한경쟁 자신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