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중국 창사) 강대호 기자] 미국 격투기 매체 ‘파이트 매트릭스’가 6월26일 UFC 제외 아시아 밴텀급(-61kg) 최강자로 평가한 김수철(25·팀포스)의 위상은 신기루가 아닌 실재다.
■UFC 출신만 6명째 제압
한국 종합격투기(MMA) 단체 로드 FC는 2일 후난국제전시센터에서 3번째 중국대회인 ‘로드 FC 32’를 열었다. 2부 제3경기(페더급·-66kg)에 임한 김수철은 쥐마비에커 투얼쉰(30·중국)을 2분53초 만에 그라운드 타격 TKO로 제압했다. 최근 7승 1무로 8경기 연속 무패의 호조다.
쥐마비에커는 김수철이 격파한 6번째 UFC 출신이다. 이들의 UFC 경험합계는 21경기에 달한다. 승자 김수철은 MMA 통산 20전 14승 1무 5패가 됐다.
■페더급에서도 무패행진
김수철의 페더급 경기는 이번이 3번째(2승1무)로 아직 패배가 없다. UFC 다음 세계 2위 대회사 ‘벨라토르’에서 2차례 페더급 토너먼트 준우승을 차지했던 말론 산드로(39·브라질)와 2015년 8월22일 ‘로드 FC 25’에서 격돌하여 비긴 바 있다. 산드로전 무승부에 이어 쥐마비에커를 제압하여 위 체급에서도 강함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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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철(오른쪽)이 ‘로드 FC 32’에서 UFC 경력자 쥐마비에커(왼쪽)를 공격하고 있다. 사진=‘로드 FC’ 제공 |
■‘무시’는 오해…상대 인정하고 연구하는 타입
쥐마비에커와 김수철은 UFC 8전 경력자 마커스 브리매지(31·미국)와 싸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로드 FC 32’에 앞서 MK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김수철은 “브리매지-쥐마비에커 경기 영상을 봤다. 브리매지전뿐 아니라 쥐마비에커의 UFC 패배는 모두 ‘불운’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정도로 박빙이었다”면서 “뚝심과 한방이 있는 강한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책’과 ‘반성’은 김수철의 경기 후 인터뷰를 축약하는 단어다. 제삼자가 보기에는 ‘완승’을 한 경기에도 끊임없는 자기발전 욕구를 스스럼없이 드러내다 보니 상대에 대한 ‘무시’나 ‘오만’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쥐마비에커의 실력을 인정하고 분석하지 않았다면 상기한 평가가 나올 수 없다. ‘존중’ 역시 김수철이 지닌 덕목 중 하나다.
■기량발휘 원천봉쇄 현실화
김수철은 “쥐마비에커는 모든 영역에서 평균 이상의 실력을 지녔다. 그러나 타격과 그래플링 모두 내가 능히 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가 나의 약점 혹은 자기가 해볼 만한 부분을 어떻게 여길지는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나는 장점을 앞세우고 단점을 공략하겠다는 식으로 경기를 운영하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할 수 없게 만들어 무력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김수철은 쥐마비에커를 철저히 파괴하여 다짐을 현실로 만들었다. ‘로드 FC 32’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 초반 킥에 쥐마비에커의 급소가 가격당한 것 같다’는 중국 기자의 지적에 “실전에서 적중 여부를 체감하진 못했다. 혹시나 불공평한 결과라고 여겨 재대결을 원하면 마다치 않겠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독보적 존재’가 되겠다
‘로드 FC 32’ 승리 후 김수철은 “직전 2경기는 이기긴 했어도 기량이 정체된 상태라 판단되어 스스로에 대한 의문을 많이 느꼈다. ‘이제 더 향상되긴 어려운가?’라는 회의감도 들었다”면서 “그래서 많이 노력했고 승리가 간절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 나의 정체성은 물론 ‘밴텀급’ 선수이나 대회사에서 페더급 경기나 상대를 제안해도 상관없다. ‘독보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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