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두산의 올해 화요일(17경기) 승률은 100%. 두산 팬에게 믿고 보는 두산의 화요일 경기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비결이 어디 있나. 그 비결이 있으면 화요일만 이기겠는가”라고 말했다.
며느리에게도 알려주기 싫은 영업 비밀이 아닐 것이다. 두산은 화요일이 아닌 날에도 46승을 올렸다. 39경기(1무 38패)는 못 이겼지만.
그런데 그 비결을 좀 알면, 지금도 잘 하나 더 잘 할지 모른다. 적어도 수요일에 이기는 법을 까먹은 것 같다. 화-수 연승의 기쁨을 만끽한 게 언제였는지 점점 오래된 기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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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는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초반부터 매서운 타격을 펼치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그리고 7회 대거 6점을 뽑으며 승기를 굳혔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몇 가지 반복되는 이유가 있다. 기본적으로 실점이 많다. 두산은 최근 수요일 6연패 동안 경기당 평균 7.2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기록(4.8실점)보다 2.4실점이 많다.
선발투수는 약속이나 한 듯 흔들렸다. 퀄리티 스타트는 7월 6일 니퍼트(6이닝 3실점)가 유일했다. 10승 투수인 장원준(6월 29일 4이닝 4실점), 보우덴(7월 20일 7이닝 5실점), 유희관(7월 22일 3이닝 7실점)도 최근 수요일 경기에서 대량 실점을 경험했다. 뒷문도 흔들리긴 매한가지. 역전패가 4번이었다.
선발투수부터 버텨줘야 했다. 그리고 불펜이 막아줘야 했다. 하지만 8월 2번째 수요일 경기에서도 생각대로 안 풀린 두산이다.
두산의 선발투수는 안규영. KIA전 평균자책점이 17.36으로 매우 나빴다. 세 차례 구원 등판했지만 한 번도 무실점이 없었다.
안규영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1회 3타자 연속 피안타로 2점을 내준 뒤 2사 만루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하지만 3회 1사 1루 이후 이범호, 김주형, 이홍구에게 다시 3연타를 맞았다. 2⅓이닝 5실점. 이닝이 짧았고 실점도 많았다.
두산은 4회와 5회를 삼자범퇴로 넘겼다. 6회도 무실점. 하지만 2사 만루의 또 한 번의 큰 위기가 있었다. 긴급 투입된 고봉재는 나지완을 3구 삼진 아웃시켰다. 하지만 그는 7회 무너졌다. KIA의 하위 타선에 잇달아 안타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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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은 10일 잠실 KIA전에서 마운드가 흔들리면서 대패했다. 화요일 연승 징크스만큼 수요일 연패 징크스도 유효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마운드가 흔들리니 이렇다 할 재간도 없었다. 홍건희에 2안타로 눌린 타선은 잠잠했다. 추격의 불씨도 너무 늦게 당겼다. 초반부터 맹공을 펼친 KIA는 시즌 50번째 승리(1무 52패)를 기록했다. 최종 스코어 KIA의 12-4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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