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쿄) 강대호 기자] 한국-북한 동아시안컵 2차전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응원을 받을 선수는 아마도 리영직(26·가마타마레 사누키)일 것이다.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는 12일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 한국-북한이 열린다.
한국에서는 흔히 ‘조총련’이라 부르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는 2000명 규모의 ‘붉은 응원단’을 파견하여 북한에 성원을 보낼 것을 예고했다. 중학생부터 40대까지 포진한 이들은 재일동포 4세 리영직에게 강한 동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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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북한 2017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조총련계 응원단의 가장 큰 성원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재일동포 4세 리영직이 일본과의 1차전에서 슛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북한 응원단에는 리영직의 모교인 ‘오사까조선고급학교’ 학생 40명도 포함된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우리 학교 운동장에서 공을 차던 선수가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다니…”라고 감격에 젖은 이들의 반응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영직은 J1리그 5경기 1골 포함 일본프로축구 통산 83경기 5골 3도움. 체격이 작은 대신 민첩하고 투쟁심이 넘치는 북한 출생선수와는 판이한 장점의 소유자다.
신장 187㎝의 이영직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주 위치로 중앙 미드필더와 3백의 스위퍼/리베로도 가능하다. 한국 현역선수 중에는 기성용(28·스완지 시티)과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2017 동아시안컵 참가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일본이 55위로 가장 높다. 한국이 59위, 중국이 60위, 북한은 114위로 뒤를 잇는다.
북한은 9일 일본과의 동아시안컵 1차전을 0-1로 졌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선제결승골을 허용하긴 했으나 유효슈팅은 6-4로 앞서는 등 인상적인 선전을 펼쳤다.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 2017 동아시안컵 첫 경기 공개자료를 보면 북한의 20차례 이상 패스 성공 선수 중 정확도 76% 이상은 리영직까지 단 2명이다. 1차례 키 패스와 3번의 프리킥 유도 역시 주목할만하다.
리영직은 동아시안컵 일본전을 통하여 안정적인 후위 경기 운영과 득점기회창출, 상대 압박에도 소유권을 지켜낼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신태용(48) 한국대표팀 감독은 11일 북한의 ‘수비 성공 후 신속한 반격’을 경계하며 선제실점을 극도로 경계했다. 전원 밀집 수비도 불사하며 배후공간을 허용하지 않다가 역습
북한의 이러한 반격의 시발점이 바로 리영직이다. 단번에 한국 수비를 무력화시킬만한 창조적인 전진 패스의 소유자까지는 아닌지라 관중이나 시청자의 시선을 단숨에 끌 만한 선수는 아니지만, 공격 전개를 마음먹은 대로 하도록 놔둬서 좋을 것은 없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