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대학생들 사이에 돈을 받고 정자를 기증하는 일이 성행하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은 10일 중국 정자 기증자의 90%가 대학생이라고 소개했다.
출산을 희망하는 불임 가정을 돕기 위해 정자를 기증받는 정자은행들이 건강한 정자 확보를 위해 신체 건장한 대학생들을 선호하는 데다 기증 대가로 3천∼4천 위안(51만∼68만 원)에 이르는 적지 않은 보상비를 지급하기 때문이다.
광둥 정자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2천 명의 대학생이 정자를 기증했다"며 "전체 기증자의 95%"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직장인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피로가 쌓이기 마련이어서 건강한 정자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젊고 활력있는 대학생들이 정자 기증자로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이 정자은행은 건강 검진을 거쳐 합격한 기증자에게 1회 기증하는 데 300 위안(5만1천 원)을 지급하고 있으며 통상 1명당 10회에 걸쳐 정자를 채취하기 때문에 기증자는 3천 위안의 보상비를 받는다.
마땅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대학생들로서는 정자 기증으로 농민공들의 한 달치 월급 이상의 용돈을 챙길 수 있다.
2001년 중국에서 처음 문을 연 장쑤(江蘇)성 인민의원 정자은행도 지금까지 2만여 명의 기증자 가운데 95%가 대학생이었다고 밝혔다.
이 정자은행 관계자는 "10차례 정자를 기증하면 교통비 등의 명목으로 4천 위안을 지급하고 있다"며 "직장인 가운데 신체검사 통과자가 10%에 불과해 대학생들 가운데 기증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자를 기증한 대학생들은 "무료로 건강 검진도 받고 불임 가정에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의미 있는 일 아니냐"고 말했지만 일부는 "하루 수 시간씩 고된 아르바이트를 해도 1천 위안 이상을 벌기 어렵고 일자리도 찾기 쉽지 않은 데 간단하게 목돈을 챙길 수 있어 정자를 기증했다"고 털어놓았다.
누리꾼들은 "순수한 의도로 참여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돈벌이 수단으로 정자를 파는 학생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유료 기증은 도덕적, 윤
일부는 "후손들이 자신들도 모르게 근친결혼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할 수 있는 만큼 정자 기증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반면 "불임으로 고통받는 가정에 희망을 주는 일이니 오히려 인도적 차원에서 장려해야 할 일"이라며 "기증자 모집을 위해 소정의 보상비를 주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는 반론도 적지 않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