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이 사실상 쿠데타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후티 반군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수도 사나의 대통령궁 안으로 진입해 대통령궁을 손에 넣었다. 대통령궁 경호대가 이에 맞섰으나 후티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대통령궁 안으로 들어갔다. 후티는 전날 오전 대통령궁 주변에서 정부군과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낼 만큼 격렬한 전투를 벌인 끝이 일대를 장악했다. 후티는 이어 사나 서부의 대통령 관저도 공격했다. 나디아 알사카프 예멘 정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정권을 전복하려는 후티가 하디 대통령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하디 대통령은 공격 당시 관저에서 측근들과 회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는 지난해 9월21일 사나를 무력으로 장악해 정치적 실권을 쥐고 초기에는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에 협조적이었으나 이후 자신의 몫을 주장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최근 예멘을 6개 자치지역으로 나눠 연방제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새 헌법 초안이 작성되면서 후티의 무력행사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후티는 지난해 1월 범국민대화위원회가 연방제 실시로 뜻을 모으자 연방제가 분열을 조장하고 빈부 격차를 심화한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해 왔다. 예멘 북부를 근거지로 하는 후티는 자원이 풍부한 중부와 남부까지 세력을 확장하려는 만큼 연방제를 시행하면 이 확장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는 탓이다.
이와
[김덕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